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정통’ 강요하기 보다 ‘호기심’ 자극해야③-끝

요리사 이지연씨 “퓨전으로 궁금증 유발, 첫 걸음”
타인종 업주들 “점진적 전략, 입맛 공략해야”
평론가 라우더백씨 “고객중심, 타인종 배려”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기획 시리즈
한식, 울타리 넓어진다①
타인종 셰프들이 보는 ‘팔리는 한식’은②
‘정통’ 강요하기 보다 ‘호기심’ 자극해야③-끝

애틀랜타 도심에서 과연 한식이 먹힐까. 애틀랜타의 식탁에 올려진 한식에는 무엇보다 ‘조심성’이 엿보인다. 한식 퓨전BBQ, 한식 컨셉트의 주점과 오이스터바 등 다양한 시도에는 저마다의 경험과 철학이 녹아있다.

미식가들과 모험적 입맛을 가진 푸디들(foodies)은 오래 전부터 도라빌이나 둘루스의 한인타운을 왕래했지만, 애틀랜타 대중의 입맛에 ‘코리안’을 처음 소개한 곳은 요리사 이지연씨가 운영하는 ‘에어룸 BBQ’였다.



이씨는 한식을 해체하고 재해석했다. 한 걸음씩 소비자의 입맛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한인 청년들앞에서 강연한 그는 “‘퓨전’(fusion)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미국에서 팔리는 음식 중에 퓨전이 아닌 것 있으면 대보라고 하고싶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코리안아메리칸 음식도 퓨전 중의 하나이다. ‘정통 요리는 어떤 맛일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게 식문화 전파의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애틀랜타의 ‘트렌디’한 지역을 골라 아시안 식당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코리안 와이브즈 호스피탤리티그룹’의 마이클 로 공동대표는 도심에서 한식의 상품성을 시험해본 뒤 둘루스 다운타운에서 오픈하는 한식 컨셉트 식당 ‘누나’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한식은 한인타운 밖에서도 매력 있고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면서도 이미 미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오이스터 바 겸 스테이크 하우스에 한식의 양념과 반찬을 접목하는 그의 시도는 더없이 조심스럽다. 그는 팬아시안 식당이었던 디케이터 ‘마칸’에서 순두부, 비빔밥, 파전, 잡채 같은 보편적인 한식과 더불어 “순대와 간장게장 같은 음식도 시도해봤지만, 애틀랜타의 입맛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스트 애틀랜타의 한식 주점 ‘가자’의 타인종 주방 매니저 포레스트씨도 “우리가 애틀랜타 손님층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내가 이해하는 우리 가게 손님들의 입맛에 맞도록 한식 특유의 강한 맛과 향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를 먹은 여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30년 경력의 음식평론가 크리스티앙 라우더백도 한식에 대해 “점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식 매니아’를 자처하는 그는 지금은 없어진 도라빌의 한식당들부터 스와니에 새로 문을 연 고깃집들까지 애틀랜타의 한인 식당들을 꿰고있다.

라우더백씨는 “보통 사람들은 한식에 이상한(weird) 재료가 들어간다거나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발효음식이 많은 것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중독적이지만, 처음 접하면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며 “반드시 고객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음식과 서비스 모두에서 비한인 고객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친절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3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조현범·박재현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