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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령의 퓨전에세이] 미·중·북 사이, 한국은 어디에?

2011년 꼭 이맘때 일이다. 중국이 아리랑을 자기네 노래라고 우기며 유네스코에 등재하려고 했다. 그즈음 만리장성이 평양까지 뻗은 지도 35만부를 만들어 미국 학교에까지 뿌렸다. 만리장성 동쪽 끝은 베이징 근처 산해관인데 그게 평양인 것처럼.

21세기에 만리장성이 무슨 소용이길래 그랬을까. 역사도 날조해 가며 침략준비를 하는 것 아닐까? 지난 100년 가난했던 중국, 이보다 시급한 일이 많을 터인데, 거꾸로 돌아가는 그들의 처사를 보면 민주주의가 아닌 그들의 정치체제가 오히려 먼 훗날 그들의 자손들이 무릎을 치게 만들 흉계로도 보인다. 중앙당교 출신 골수파들의 머릿속이 소름 끼치게 한다. 통일되면 우리 땅이 될 압록강 두만강 유역까지 손대는 것도 그렇다. 중국 정부는 백두산 지역에 원자력발전소 6기를 건설하고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송화강 상류엔 천연광천수가 있는 수자원 보호구역이다. 중국 그 넓은 땅 다 놔두고 왜 하필 그곳일까?

그런가 하면 동해로 진출하기 위해 김정일을 꼬셔 나진항을 쓰기로 한 것도 그렇다. 훈춘에서 나진까지 50여km에 도로포장도 하고. 중국에서 오래 산 어느 교포 한 분이 말했다. 중국은 우리를 자기네 새끼발가락쯤으로 여기고,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생각한다고. 1618년 후금은 명나라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면서 조선에게는 “너”라고 칭하는 국서를 보냈나 하면, 인조 때는 후금을 거스르다 1627년 정묘호란을 당했다. 그것도 모자라 1636년엔 더 참혹한 병자호란도 겪었다. 인조는 한겨울 남한산성까지 나가 청나라 홍타이치에게 큰절을 세 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다. 그가 내리는 갑옷을 받고 무릎을 꿇은 채 또 여섯 번이나 머리를 조아렸다.

청에 끌려간 50만 명, 성노리개로 끌려간 조선 여인들, 중국 본처들에게 뜨거운 물세례를 받다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돌아와서는 화냥년(還鄕女) 소리를 들어야 했던 아픈 우리 백성들. 중국에 새로운 강국이 기존 패권국에 도전할 때마다 예외 없이 한반도엔 위기가 닥치곤 했다. 중국의 원·명 교체기, 명·청 교체기, 청·일의 국력 역전기, 그때마다 기존 패권 국가와 신흥강국 사이에 터지는 새우등이 되었던 우리나라, 오늘날 신흥 대국이 된 중국은 기존 대국 미국에 맞장을 뜨고 있다.



지금 또 위기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관계를 설정하고 관리해야 할 지는 제일 밑바닥에 깔린 문제다. 두렵지만 미국 편에만 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옛날부터 우리를 우습게 알아온 중국에 얼마나 대접을 받을 수 있겠는가. 굴욕적이지 않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 외교 노선의 정답이 무엇인지.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맥아더 장군이다. 그가 북한을 쳐서 통일시키자 했을 때 했더라면 오늘 이런 양호유환(養虎遺患)의 상황은 없었을 것을. 세계에서 제일 긴 핵폭탄 지하 갱까지 만들어 놓은 중국, 머잖아 일본도 핵을 가질 것이다. 북한, 인도, 파키스탄 모두가 핵보유국인데 우리만 없다. 지리적으로 제일 약세인 우리야말로 핵이 필요하다.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으로라도. 박정희 대통령이 제안했을 때가 적기였는데. 왜 우린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사는지, 이러다 월남 꼴이 될까 무섭다.

김령/시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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