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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배우는 마르띤의 스패니시 생활회화 <79> 한인 자녀들의 스패니시

필자는 LA에서 학생을 여러 번 가르친 경험이 있는데, 학교에서 3~4년씩이나 배운, 총명하고 영악한 학생들이 겨우 한다는 스패니시가 인사 몇 마디, 암기한 문장 몇 개, 그게 모두인 경우가 많다. 스패니시를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영어와 스패니시는 너무 다른 언어로, 영어권 사고 방식으로는 스패니시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우선 영어는 단어로 말을 만들고 스패니시는 글자로 말을 만든다. 영어는 문장에 인칭대명사를 쓰고 스패니시는 인칭대명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인칭과 시제를 합친 부호를 쓴다. 영어는 단어를 볼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지만, 스패니시는 단어를 볼 때 언제나 오른쪽 끝의 마지막 글자를 본다. 마지막 글자가 인칭/악센트 위치/남녀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단어의 마지막 글자의 의미를 몰라서는 스패니시를 한 마디도 배울 수 없다. 영어에는 '단어'란 말만 있지, '단어의 몇 번째 글자'라던가 '마지막 글자'라는 말이 없다.

이런 스패니시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에 설명이 불가능하고 암기만 시킨다.

이 세상에 말을 만들어서 하지 않고 암기했다가 하는 사람은 없다. 자녀들이 스패니시를 할 줄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는 모른다.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르니, 자녀들이 아는지 모르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학교에서 받아오는 성적표를 보고 '잘 하나 보다'라고 생각들 하는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험보는 것은 말이 아니고, 평생 암기해도 암기하지 못할, 전혀 쓸데없는, 동사변화를 시험보는 것이다. 자녀들 또한 속으로 '이런 건 배워서 뭘 하나'하면서도 암기한 다음, 시험이 끝나면 깨끗이 잊어버린다.



자녀들에게 우선 한국어를 가르치라. 정체성은 둘째 치고 외국어 하나를 잘한다는 것은 두뇌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할 뿐아니라, 평생 커다란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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