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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세계 민간인 총기 42% 미국에

[LA중앙일보] 발행 2017/10/04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7/10/03 20:57

희대의 참사다. 한 사람의 순간적 사이코 범행이 6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500여 명의 부상자를 낳았으니 '역대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다. 콘서트에 열광하는 2만여 명의 빼곡한 군중을 향해 자동소총으로 수천 발의 실탄을 난사한 이 장면을 과연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번 참극은 9·11 테러로 받은 충격 다음으로 미국인들에 강력한 트라우마를 새겨놓았을 것이다.

이런 대형 총기 참극이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어도 총기규제보다는 총기 소지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이 나라, 시쳇말로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터넷 매체 Vox는 각종 통계 자료를 인용해 총기 소지를 합법화하는 선진국 중에서 유독 미국에서 총기 범죄가 만연하고 있는지 심층 분석했다. 대형 총기참사가 발생하면 오히려 총기소지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미국인들의 독특한 심리구조도 짚었다.

통계가 보여주는 미국의 총기 사건 관련 통계는 충격적이다. 미국의 인구는 전세계 70억 인구의 4.4%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민간인이 소지한 6억4400만 정의 총기 중에 무려 42%를 미국인들의 소지하고 있다. 물론 단일국가별 총기 사망 숫자도 가장 많다. 인구 100만 명당 총기 사망자 숫자(2012년)를 비교했을 때 호주 1.4명, 독일 1.9명, 캐나다 5.1명, 스위스 7.7명에 비해 미국은 29.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워싱턴포스트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총기 사건은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다. 연간 336일(복수 발생 포함) 간 총기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범인을 포함해 4명 이상 숨진 대형 참극은 연간 355건에 이른다. 미 전역에서 매일 작은 전쟁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근래 들어 대형 총기사건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은 지난 20년간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억나는 참사만 해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올랜도 나이트클럽 참사 등이 이어졌지만 미국인들의 총기 구입은 오히려 늘어나고, 총기제조사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인들은 총기 소지를 허용한 수정헌법 2조에 의거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총기를 소지한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많아진 총기는 더 많은 참사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Vox는 "총기 사건이 발생하면 잠깐 총기 규제 논의가 제기되지만 이내 흐지부지 되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으며 죽지 않아도 될 죽음은 계속 되고 있다"고 맺고 있다. 암담한 일이다.

더구나 이번 참극을 부른 범인 스티븐 패덕(64)은 부유한 은퇴생활을 하고 있던 수백만 달러 자산가라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사회에 대한 어떤 복수심에서 불특정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만한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주 멀쩡한 사람임에도 이런 가공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인데,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 어찌 편안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을까 싶다.

총기소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2조는 1791년에 만들어졌다. 그 내용은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State)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이는 국가가 개인의 재산과 안전을 책임질 수 없었던 개척시대에는 필요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200년도 더 지난 지금도 그 규정이 금과옥조처럼 살아있다는 것은 총기로 재미를 보는 음험한 카르텔과 그들이 유포시키는 도그마, 그리고 그에 세뇌된 민중들 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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