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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추석 고향 생각

시골 마을 초갓집, 나즈막한 앞산, 뒷산에 하얀 뭉게구름이 뭉글뭉글 내려와 있던 고향의 여름날들. 도종환의 '다시 가을'의 싯구처럼 구름은 점차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올라가면서, 가을은 온다.

그래 멀리 있는 친구들 모두 다 그렇게 잘 견디고 있는 거지? 함께 뛰놀던 어릴 때 친구들. 코스모스 이파리 부드럽게 얼굴을 스치고 그 초록 냄새. 할머니, 고모, 삼촌, 이모들, 명옥이 누나, 명수형, 앞집 나역 아줌마, 옆집 옥산때기, 신장로 옆 주막집 아이, 주영이, 진숙이, 대호, 성만이, 종렬, 단용, 인용, 혜경, 진희 아재, 성미, 은수, 찬수, 대수, 종인, 선녀, 가시, 재첩, 갑빠똥, 고구매, 꼭 두번 스쳐 만난 노란색 블라우스, 반바지 입었던 여중생, 모두 그렇게 한가하게 바빠던 마을의 일들.

견딘다는 말. "그래 나는 이 시련을 견디어 낼거야"라는 말. 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랑의 언어'인가.

그래 너도 잘 견디고 있지. 모국어로 그렇게 물으며. 홀로 선 가을 들판 바람이 지난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스님들 독경 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가을은 온다/흔들리는 억새풀의 몸짓을 따라/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너도 잘 견디고 있는 거지/혼자 그렇게 물으며/가을은 온다"(도종환의 다시 가을 중에서)




조만철·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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