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LA의 보름달
지상문·파코이마
달과 사람이 친해진 것은 오랫동안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웃음과 눈물의 시를 쓰고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둥근 달에게 은빛 희망을 보냈을 터이다.
멀리 떨어져 있기에 더욱 아름답고 애틋하게 보인다. 한가위 보름달 하면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마음이 달려간다. 조상과 친지들의 얼굴을 그리며 함께한 추억들을 들춰낸다. 많이 변했다 해도 고향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으렷다.
호남 지방의 강강수월래 놀이는 임진왜란 때 왜적을 물리치려 이순신 장군이 많은 여인들을 바닷가에서 남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도록 하여 우리 군사가 많아 보이도록 한 군사작전인데 나중에 민속놀이가 됐다 한다.
자연재해와 정치 혼란, 전쟁의 우려로 세계가 뒤숭숭하다 해도 이리 좋은 가을날 시원한 뉴스가 곧 쏟아지겠지 하며 한 가닥 끈을 붙들고 있다.
반달 닮은 송편, 그 향기와 하늘의 푸르름과 보름달의 둥근 빛이 가을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사계절이 분명치 않다는 LA에도 분명 가을이 있다고 말한다. 한가위 보름달, 듣기만 해도 마음 넉넉해지는 가을이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