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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LA의 보름달

지상문·파코이마

"엄마, 왜 달이 자꾸만 우리를 따라와." 골목길로 접어들자 뒤를 돌아보며 막둥이가 한 말이다. 달그림자 밟으며 발자국을 세어보던 때가 언제였나 까마득하다. 가로등과 자동차 불빛에 달그림자가 사라지고 말았다지만 더 큰 일은 달밤의 길을 거닐어 보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일 게다.

달과 사람이 친해진 것은 오랫동안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웃음과 눈물의 시를 쓰고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둥근 달에게 은빛 희망을 보냈을 터이다.

멀리 떨어져 있기에 더욱 아름답고 애틋하게 보인다. 한가위 보름달 하면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마음이 달려간다. 조상과 친지들의 얼굴을 그리며 함께한 추억들을 들춰낸다. 많이 변했다 해도 고향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으렷다.

호남 지방의 강강수월래 놀이는 임진왜란 때 왜적을 물리치려 이순신 장군이 많은 여인들을 바닷가에서 남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도록 하여 우리 군사가 많아 보이도록 한 군사작전인데 나중에 민속놀이가 됐다 한다.



자연재해와 정치 혼란, 전쟁의 우려로 세계가 뒤숭숭하다 해도 이리 좋은 가을날 시원한 뉴스가 곧 쏟아지겠지 하며 한 가닥 끈을 붙들고 있다.

반달 닮은 송편, 그 향기와 하늘의 푸르름과 보름달의 둥근 빛이 가을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사계절이 분명치 않다는 LA에도 분명 가을이 있다고 말한다. 한가위 보름달, 듣기만 해도 마음 넉넉해지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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