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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리포트) 아침부터 매케한 냄새, 지갑, 셀폰만 들고 허둥지둥…샌타로사 거주 한인 양 모씨
갑자기 번진 산불 피해 대피소로
집은 무사한 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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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10/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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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9일) 아침이었다. 눈을 떠보니 어제보다 매캐한 냄새가 더 심해졌다. TV를 켜고 뉴스를 틀었다. 나파에서 시작한 화재가 내가 살고 있는 샌타로사 지역까지 번졌다는 속보가 긴급 뉴스로 흘러나왔다. 피해지역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우리 동네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오후에 일을 하는 남편덕에 느즈막히 아침을 차려 먹으려는 순간 밖에서 웅성웅성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뭐지? 창밖으로 내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 집 뒷편 산을 바라보며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뒷편 창문으로가 밖을 바라보니 집 뒷산 나무들이 불에 타고 있었다. 조금전 뒷마당에 나갔을때만 해도 산불은 커녕 파란 하늘도 보였는데.

창밖을 바라보는 사이 채 1분도 되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뒤이어 대피하라는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급한 마음에 지갑과 전화기만 챙긴채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섰다.

이미 도로위는 대피하려는 차들로 가득차 있었다. 연기는 시야를 가리고 도로는 막히고 마음은 조급해졌다. 나뭇가지들이 불에 타며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바람이 평소보다 세차게 불어온다는 걸 느꼈다.

정신없이 앞 차를 따라 큰 도로로 나오니 차량 운행에 숨통이 틔였다. 10여분을 달리니 연기도 희미해지고 여유도 생겼다. 뒤를 돌아봤다. 집이 있는 방향으로는 매캐한 연기가 가득차 있었다.

집은 어떻게 됐을까. 급하게 나오느라 챙겨온 것이 아무것도 없어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집이 불에 탔는지 궁금해 인근 지역에서 한참을 서성였지만 대피령은 쉽게 해제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주변을 수소문해 대피소로 향했다. 이미 대피를 나온 주민들로 대피소는 만원이었다. 마음이 뒤숭숭했다. 뉴스에 귀를 기울여 보지만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집은 무사한지 알 수가 없었다.

남의 일처럼만 여겨졌던 산불피해를 당하고 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대피소에서 밤새 뜬 눈으로 지샜다. 우리집도, 이웃 주민들도 모두 무사하길 바랄 뿐이다.

* 위 기사는 샌타로사 화재 피해자인 양 모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양 씨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것이다. 양 씨의 집이 있는 곳은 여전히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현재 피해 상태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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