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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미국교회는 왜 새벽기도예배를 드리지 않는가?

1960년대 후반 필라델피아로 유학 와서 미국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미국교회에는 새벽기도예배가 없을까? 한국에서 새벽기도예배에 익숙했던 교인이면 누구나 갖는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새벽기도예배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교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교회의 특수한 전통이며, 하나님께서 특별히 한국 민족에게 주신 영적 축복이라고 확신하다. 한국 교회가 가진 새벽기도예배의 전통은 한국교회 부흥의 출발점이자 원동력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부인할 신앙인은 별로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인들은 이 전통을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해서 한국인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가 있는 모든 지방과 나라에서 잘 지키고 있다. 참 아름다운 신앙 전통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진 대로 새벽기도예배는 1906년 길선주 목사님이 평양 장대현교회 장로로 있을 때 교인들이 새벽마다 교회에 모여 드렸던 통성기도를 인도함으로써 비롯되었다. 장대현교회에서 시작된 이 전통은 길 목사님이 장대현교회 담임목사로 1907년 ‘평양 대 각성 운동’을 인도할 때 더욱 활기를 찾게 되었으며, 이 전통은 각성 운동과 함께 전국 교회로 번지게 되었다. 길 목사님은 새벽기도예배의 개념을 그가 기독교인이 되기 전 17세 때부터 몇 년간 무속신앙계통으로 알려진 관성교에 입산하여 몸담고 있을 때 터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길 목사님이 새벽마다 일어나 주문을 외우던 습관을 장대현 교회에서 새벽기도예배로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님께서 길 목사님을 쓰셔서 한국에 새벽기도예배의 전통을 세우게 한 것이다.

1980년 8월 메릴랜드 엘리컷시티에 위치한 벧엘교회에서 말씀의 명상 자료로 널리 쓰여 오고 있는 소책자 ‘오늘의 양식’ 한영판을 처음 발행하여 이민교회에 보급했다. 나는 이 책자 편집인을 15년간 맡아오면서 ‘오늘의 양식’ 영어 원본을 발행하는 라디오 바이블 클래스 선교회 관계자들과 관계를 맺는 기회를 가졌다. ‘오늘의 양식’에 글을 쓰는 저자들은 대부분이 교회 목회자, 신학교 교수, 또는 선교사들이다. 1980년 초 나는 20여년간 ‘오늘의 양식’ 편집인으로 수고하고 있던 디니스 디한 목사님에게 ‘오늘의 양식’이 미국에서 가장 널리 QT 책자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많은 미국 교인들은 매일 아침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과 교제를 갖는 QT 시간을 갖는데, ‘오늘의 양식’을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디한 목사님은 대답했다. 그때 나는 미국 교인들이 새벽기도예배 대신 개인적으로 하나님과 만나는 조용한 시간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어판 ‘오늘의 양식’은 현재 매월 200만권이 발행되고 있으며,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15개국 외국어판이 약 300만권 매월 인쇄되어 보급되고 있다.



15년 전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이 내가 섬기고 있는 벧엘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신 적이 있었다. 집회 후 장로들과 간담회를 하는 기회가 있을 때 나는 개인적으로 하 목사님과 한국교회의 새벽기도예배와 QT에 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다. 하 목사님은 1980년대 QT를 온누리교회에 소개했으며, QT 운동을 전국 교회에 소개한 분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 목사님이 미국교회를 방문했을 때 미국 교인들이 매일 QT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영적으로 큰 도전을 받았으며, 이를 한국교회에 소개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매일 교인들이 모여 함께 통성기도로 새벽기도예배도 드리고 개인적으로 QT를 하면, 정말 영적으로 축복받는 교회가 된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가 한국교회 부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화의 특징은 개인적이라기보다 집단적이다. 미국 문화의 특징은 집단적이라기보다 개인적이다. 집단적인 문화의 특징은 한국교회의 새벽기도예배에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인들은 매일 새벽에 집단으로 교회에 모여 통성으로 기도를 드린다. 그런데 미국 교인들은 집단적인 통성기도 대신 개인적으로 조용히 하나님과 만나 교제하는 영적 생활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이제 한국교회는 신앙생활에서 집단적인 문화와 개인적인 문화를 잘 조화시킴으로써 더 큰 영적인 축복을 받는 것이다. 이 장점이 계속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허종욱 / 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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