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는 달

'묵주기도 성월' 맞이해
세계평화ㆍ개인성화 기도

가톨릭 교회에서는 해마다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낸다.

각 공동체에서는 특별히 이 한 달 동안 신자들이 인류구원과 세계평화 그리고 자신과 가정의 성화를 지향으로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격려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에서 오랜 전통으로 전해져 오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기도인 묵주기도의 유래와 영성 그리고 어떻게 해야 바른 방법인지를 짚어 보았다.

# 묵주기도 성월은 언제부터 기념하게 되었나= 10월7일 '묵주기도의 동정마리아 기념일'과 연관이 있다. 16세기 이슬람 제국이 로마를 침공했을 때 연합군은 묵주기도를 드린 다음에 전쟁터에 나갔고 결과 승리를 거두었다. (1571년 10월7일 레판토 해전 승리) 당시 비오 5세 교황은 이날을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제정했고 이것이 지금의 '묵주기도의 동정마리아 기념일'(10월 7일)이 되었다. 1883년 레오 13세 교황은 '묵주기도의 동정마리아 기념일'이 있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회칙을 통해 공표하면서 특히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개인과 가정 성화)'에 지향을 두고 기도할 것을 권유했다.

# 묵주기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가톨릭 교회의 가장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기도인 묵주기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이교인들은 신에게 자신을 바친다는 뜻에서 장미 꽃다발을 역어 화관으로 만들어 쓰는 관습이 있었다. 이같은 관습은 초기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있었다. 로마의 박해시대때 순교자들이 사자의 먹이로 나갈 때 장미꽃을 엮은 화관을 쓰고 죽음을 맞이한 것이 그 예다. 묵주기도를 라틴어로 '로사리오'라고 하는데 이 뜻이 바로 '장미 꽃다발'이다. 또 하나의 유래는 초세기 은수자들은 죽은 사람을 위해서 시편 150편을 150번 외우곤 했는데 이때 기도 횟수를 세기 위해서 곡식 낟알이나 작은 돌, 작은 열매 150개를 줄에 엮어 하나씩 짚어가면서 했다고 한다. 신자들은 글을 몰랐기 때문에 시편을 읽는 대신 예수님이 직접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주님의 기도'를 곡식이나 작은 돌을 줄에 150개 엮어 만들어 하나씩 짚어가면서 기도한 것이 묵주기도 유래로 전해져 온다.

# 지금과 같은 묵주기도 형식은 언제 정립되었나= 1214년 프루이유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도미니코 신부 앞에 성모님이 발현하여 당시 이단인 알비파를 무찌르는 무기로 묵주를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때 발현한 성모님에게 '로사리오의 성모'라는 칭호가 부여되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묵주기도의 기본 형식과 본질은 변하지 않고 전해져 오다가 1569년 교황 비오 6세가 칙서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묵주기도 드리는 방법을 신자들에게 선포하였다. 이것이 지금 드리는 기도 방법이라 하겠다.

# 어떻게 하나= 교황 비오 6세가 발표한 칙서에 따르면 소리 기도와 마음 기도를 함께하는 것이다. 사도신경으로 먼저 신앙고백을 한 다음에 주님의 기도 한번, 성모송 열 번, 영광송 한번을 하는데 이것을 한 단으로 하여 다섯 단을 하는데 기도문을 소리 내어 하되 마음으로는 각 단의 신비(예수 탄생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 내용을 진정으로 묵상하는 방법이다. 예수 잉태에서부터 공적생활,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이르는 예수의 전 생애의 신비가 이 묵주기도에 그대로 담겨 있도록 했다.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반복하여 암송하는 것은 잡념을 쫓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좀 더 깊게 예수의 삶을 마음으로 느껴보고자 함이다. 2008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묵주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매일 체험할 수 있는 심오한 방법"이라며 신자들이 자주 할 것을 적극 권유했다.

# 묵주기도의 영성= 묵주기도는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가 아니라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다. 예수님을 알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잘 아는 성모 마리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예수를 중심으로 하지 않고 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묵주기도는 오히려 성모님을 슬프게 한다. 성모님의 중심은 예수였고, 모든 것이 그의 아들인 예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묵주기도의 모든 묵상은 예수님을 향해야 하는 것이다.


김인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