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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나는 너에게 어떤 사람일까

이원영 / 논설실장
이원영 / 논설실장  

[LA중앙일보] 발행 2017/10/18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7/10/18 00:16

어느 누구와 함께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를 얻는다. 헤어지고 난 다음에도 즐거운 여운이 한동안 지속된다. 누구와 함께 있으면 그 자체로 불편하고 에너지를 빼앗기는 느낌이 든다. 떨어져도 찝찝하다.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겪었을 터. 한의학에선 이를 '파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주 삼라만상은 거대한 파장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필연 그 파장은 상대방과 교감한다. 그 파장은 자석의 극처럼 서로 끌릴 수도 있고, 밀어낼 수도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끌리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관계는 좋은 파장을 주고 받는 사이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 그것이 잔물결 퍼지듯 눈 앞의 사람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 나아가 사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방대한 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 의사이자 사회학자인 니컬러스 크리스태스키 교수(하버드대)와 제임스 파울러 교수(UC샌디에이고)가 쓴 책 '행복은 전염된다(Connected)'는 감정·건강·행복·정치 등 다방면에 걸친 인간관계에 관한 연구를 담았다.

이들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만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인간의 상호 관계를 추적했고 그 결과 '3단계 인간관계의 법칙'을 찾아냈다. 나의 친구(1단계)가 행복하면 나의 행복지수는 15% 상승하고, 2단계(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10%, 3단계(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6%의 행복지수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처럼 행복이 전염되는 것이다. 4단계부터는 영향이 없었다.

이런 영향은 감정만이 아니라 행동에도 비슷한 영향을 끼친다. 비만인 친구 주변에 비만이 많고, 부자 주변에 부자가 많고, 건강한 사람 옆에 건강한 사람이 많은 이유다. 나와 친구 사이는 1단계지만 친구는 또다른 1단계 관계들이 있다. 따라서 나와 친구와의 관계가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장처럼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나의 말과 행동이 전이되고 있다.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을 보자. "감정 전이의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 우리는 친구와 농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배우자가 울면 함께 슬픔을 느끼며,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온 아이를 꼭 껴안아준다. 기쁨과 슬픔의 감정은 우리의 친구뿐만 아니라 친구의 친구 그리고 그 너머까지 퍼져간다."

인간관계가 이러할진대 누구라도 다른 사람에게 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왜 그럴까. 행복과 자기계발 전문가로 '뷰티풀 라이프 부트캠프'를 창립한 엘리스 고먼은 허프포스트 기고에서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는 18가지 요인들'을 알려준다. 자신의 내재적 가치를 잊어버리기/끊임없이 비교하기/감사하지 않기/자기 마음과 직관을 무시하기/자존심 내세우기/지금에 만족하기/너무 많은 생각/증오와 분노/남의 시선 신경 쓰기/항상 바쁘기/완벽한 순간 기다리기/사소한 것에 집착/지금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기/상대에 대한 높은 기대감/부정적인 해석/과거에 집착/고정관념 매몰/말뿐이고 행동이 없는 것 등.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는 "당신이 할 일은 사랑(행복)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당신 내면에서 사랑(행복)이 자라지 못하게 막는 모든 장애물을 찾아내는 것이다"고 뒷받침했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켜주고 있을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내가 나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므로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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