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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한국 사회

스탠퍼드대 APARC 신기욱 소장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APARC) 소장인 신기욱 교수가 첫 번째 한국어 저서인 ‘슈퍼피셜 코리아’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신 교수가 안식년을 통해 8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보고, 듣고 느낀점을 자세하게 서술했다. 한국에서 책을 발간하고 돌아온 신기욱 교수를 만나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내용에 대해 들어봤다.



-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는.

“지난 2015년 안식년을 보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할 기회는 많았지만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것은 20여년 전 유학길에 오른 뒤 처음이었다. 한국에 머물며 정계, 재계, 학계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의견도 나눴다. 서로 생각하고 주장하는 내용이 다르긴 했지만 한국이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는데에는 공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인이자 또한 외국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외부인의 입장에서 한국의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의견을 제시하고 싶었다.”



- 한국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인 급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최순실 사태를 보며 ‘과연 공정한 사회인가’라는 의문도 갖게된다. 또한 대선후보가 ‘저녁이 있는 삶’을 내세울 만큼 한국인들의 삶은 바쁘고 힘들다. 교육적으로도 필요없는 부분까지 너무 많이 배운다. 책에서도 죄수의 딜레마를 언급했듯 남이 하는데 내가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삶을 영위하기 보다는 떠밀려 간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따라가는 입장이 아닌 선도하고 주도하는 국가로 변해야 한다.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던 경제도 중국이 급성장하며 한국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공정한 사회, 주도적인 국가로 변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 각계의 지도자들은 물론 국민 전체가 나서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 한반도 긴장완화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한국을 논할 때 ‘코리아 리스크’ 즉 북한문제도 빠지지 않는다. 핵무기 개발 등 여러가지 위협이 존재하지만 지금 남북관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화 채널이 없다는 것이다. 전쟁중에도 협상은 한다. 우리에게도 남북간 대화는 꼭 필요하다. 최근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핵무기를 사용할 목적보다는 협상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통해 군비경쟁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래서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핵무기가 군사적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같다. 일단 핵무기 보유가 공식화 되면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다. 북한은 모든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너무 크기때문에 한국은 물론 미국과 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정부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할지, 아니면 핵무기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지 선택해야 한다. 지금 한국정부는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에 밀려 북한문제 해결에서 밀려난 느낌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대북 특사를 보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대북 특사는 북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이해관계국 모두에 해당된다. 이를 통해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해 책에서 축소되거나 제외된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

“‘슈퍼피셜 코리아’는 한국어로 쓴 첫 번째 저서다. 그러다보니 독자들을 고려해 민감한 내용은 출판사의 요청대로 수정하거나 삭제했다. 주로 일본 관련 부분이다.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동해 표기 문제다. 국제사회에서는 동해보다 일본해가 더 많이 통용되고 있다. 우리가 동해로만 표기해야 한다면 오히려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동해와 함께 일본해를 병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책에 실리기는 했지만 내용은 많이 축소됐다. 두번째는 과거사 문제다. 일본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에 여러차례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담겨있지 않다는 이유다.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사과한 것을 아니라고 우기는 것도 문제가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인들이 감정적 대응을 한다고 여길 수 있다. 국제사회에 이런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한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은 더 요구를 하더라도 객관적 사실은 우리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쉽지만 이 부분은 책에서 빠졌다.”

- 미주 한인 독자들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스스로 한국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짧지 않은 기간을 살아보니 알지 못했던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이런 점에서 ‘슈퍼피셜 코리아’는 한국의 독자들 보다 오히려 미주 한인들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탠퍼드대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다프나 주르 교수는 이 책을 읽고 한국은 물론 미국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한국과 비교되는 미국의 문화, 외교, 정서 등 주류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인들도 이 책을 통해 한국은 물론 미국을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최정현 기자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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