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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 양식 유태인이 결정한다

유명 건축학파 주도, 범용적 모더니즘 주택 개발
건설업서도 능력발휘, 기술 및 공법 대다수 발명

유태인이 사는 집은 외관상 구별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지니고 있는 한인들이 많지만, 주택 외관으로 유태인 주택을 구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미국내 유태인은 유태교 종교에 따라 개혁파(Reform), 보수파(Conservative), 정통파(Orthodox) 등 세 분파로 나뉘지만, 작게는 스무 종 이상의 분파로 나눠진다.

이들중 하누카, 세바스 등 유태교 의식에 사용되는 장식물을 주택 외부에 내거는 종파 비율은 매우 적다. 일각에서는 유태인이 사는 주택 양식이 따로 있다는 잘못된 정보도 유통되고 있으나 낭설이다. 한인들 사이에서는 유태인을 지나치게 신비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백인 사회에서는 아직도 유태인 혐오 사상이 짙어 잘못된 정보가 돌아다니고 있다.

유태인은 물론 미국내 그 어떤 민족과 인종도 자신만의 주택양식을 만들지는 못했다. 누대에 걸쳐오며 민족과 인종 고유의 양식이 서로 양식적 접변 현상을 일으켜 상호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지만, 특정 민족 거주 주택이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유태인이 거주하는 주택이 따로 있을 수는 없지만, 유태인은 20세기 중후반 이후 미국 주택 건축양식을 결정지은 집단이다. 아돌프 히틀러는 현대성을 추구하는 모더니즘 계열의 유태인 건축가를 심하게 차별했다. 히틀러가 미술과 건축에 조예가 깊었으나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유태인에 대한 열등감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부터 학대를 당한 유태인 건축가들은 대거 미국행을 선택했다. 조지 넬슨, 알빈 루스팅, 애니 알버스, 사울 배스, 폴 랜드, 리차드 뉴트라, 레오 리오니 등 20세기 초중반의 기라성 같은 건축가들이 모두 유태인이었다.

블랙 마운틴 칼리지, 뉴욕 현대예술박물관, 미니애폴리스 워커 아츠 센터 등 유명 건축 학파도 거의 대부분 유태인 건축가들이 주도했었다. 그러나 유태인 건축가들이 다른 유럽계 이민자와 달리 고유의 정체성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유태인들은 유럽에서 오랜 시간 탄압을 받아왔기에 스스로의 주택양식을 갖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들이 장사 등을 통해 부를 축적했듯이, 주택을 설계하고 만드는 건축업에서도 당연히 영리를 목적으로하는 범용적 설계와 시공에 능할 수밖에 없었다. 히틀러의 탄압을 피해 미국에 온 유태인 이민자들은 철저하게 미국화해서 모든 인종이 살 수 있는 범용적인 모더니즘 주택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태인들은 지역별로 독특한 건축양식을 개발했다. 워싱턴 등 대서양 연안지역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스플릿트 양식과 듀플렉스 양식 등은 온전히 유태인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이들은 주택 외양 뿐만 아니라 주택 내부의 기능과 디자인에도 모더니즘 사조를 한껏 드러냈다.

하니웰(Honeywell)로 대표되는 온도조절기(thermostat) 등 주택 내부의 자동화 기기는 거의 모두 유태인 산업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워싱턴 지역 부촌 집단 거주

2016년 발행된 미국 유태인 연감(American Jewish Year Book)에 의하면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 거주하는 유태인은 약 29만명으로 전체 지역인구의 4% 정도를 차지한다. 세부적인 지역별로 유태인이 얼마나 거주하고 있는지는 알기 힘들지만, 대체로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베데스다, 체비 체이스, 포토맥,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그레이트 폴스, 맥클린, 알링턴 카운티, 워싱턴D.C. 북서부 지역 등은 전체 인구의 5-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태인은 유럽에서 거주할때부터 현재 미국 이주 후 40대 이상 후손이 전래되며 무수한 혼혈이 이뤄져 외관상 구분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서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지난 1790년 유태인 커뮤니티를 향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유태인은 전통적으로 타인종에게 스스로 유태인 정체성을 공개하는 일이 드물고, 이제 더이상 유태인 커뮤니티를 하나의 일관된 특징으로 규정하기 힘든 형편이다.

유태인 고유 주택 양식은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혈통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첫번째 독일계 대통령이다. 현재 독일계 미국인은 5천만명으로 미국내 최다 혈통을 자랑하지만, 앵글로 색슨계와 아일랜드계에 밀려 정계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45명의 대통령 중에서 독일계 혈통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대통령은 테오도르 루즈벨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 정도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민 8세로서 5대조 할머니가 1/4 독일계 혈통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최초의 독일계 혈통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네덜란드계 정체성을 지녔다. 다수의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잉글랜드 혈통을 혼합하고 독일계는 1/246 뿐이다.

아이젠하워(Eisenhower)는 독일어 Eisenhauer(철광산 노동자)에서 온 것으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1741년 독일 칼스브룬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랭카스터에 이민온 한스 아이젠하워의 6대손으로 언제 영어식으로 개명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선조는 펜실베이니아주의 네덜란드계 이민 커뮤니티에서 자라 혈통 대부분이 네덜란드계로 채워져 있으며, 3대조때 캔자스주로 이주한 후 다수의 유럽계 혈통이 들어와 독일계 정체성이 거의 없다.

그의 어머니 아이다 엘리자베스 아이젠하워가 버지니아 출신의 독일계 6대손으로 알려져 있으나, 역시 아일랜드와 영국계 혈통이 더 많다.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도 매우 적은 독일계 혈통을 지니고 있다. 선조는 대부분 네덜란드계와 영국계가 채우고 있는데, 6대조에서 1/8 독일계 여성이 끼여들어 독일계라는 말이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 앤 던햄은 98% 영국계 혈통을 지닌 인물인데, 외가 쪽으로 약간의 독일계 혈통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이들에 비해 트럼프의 독일계 혈통은 너무도 선명하다. 이는 백인 정체성을 지닌 유태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작년 대선에서 다른 백인 유권자와 확연하게 다른 투표 행태로 클린턴에게 압도적인 지지(71%)를 보내고 트럼프에게는 24%의 지지를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나치 독일 치하에서 인종 대학살을 겪었던 유태인들은 트럼프가 유세기간 동안 보였던 인종주의적 혐오발언에 대해 주목하고, 다른 모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그를 지지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미국내 인종차별의 가장 큰 희생자는 흑인이 아니라 유태인으로, 실제로 유태인은 가장 많은 증오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유태인이 드러내놓고 자신만의 독특한 주택 양식을 가질 수 없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김옥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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