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가수로 날다
아흔 나이에 어릴 적 꿈 이뤄
평화콘서트로 워싱턴 일정 마쳐
워싱턴 희망나비(대표 조현숙)와 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상임대표 윤미향, 이하 정대위) 공동 주관으로 지난 17일 워싱턴을 방문한 길원옥 할머니의 마지막 일정은 ‘평화 콘서트’였다.
지난 21일 저녁 페어팩스 소재 윌리엄 조 평화센터서 열린 평화 콘서트에는 준비된 좌석을 꽉 채울 만큼 많은 동포들이 참석, 할머니의 애잔한 세월 어린 곡조를 들으며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을 가졌다.
할머니는 ‘밀양 아리랑’을 비롯 ‘두만강’과 ‘찔레꽃’ 등 여러 곡을 증언 때와는 전혀 달리 소녀기 어린 화색으로 연이어 부르며 무대 분위기를 주도했고, 간간이 평양 어투로 농담을 던져 참석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콘서트에 앞서 조현숙 대표가 개사한 할머니에게 바치는 곡을 참가자들이 함께 소리 높여 부르자, 길 할머니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지난 세월의 아픔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지난 18일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인연으로 다시 한 번 길 할머니를 찾은 유일한 미국인 참석자 케빈 추닝씨는 할머니에게 미리 준비해 온 노란 꽃다발을 선사하며, 할머니의 가수 데뷔를 축하했다.
한편 길 할머니는 18일 조지워싱턴대서 열린 강연회를 시작으로 19일 솔즈베리 대학서 피해자 증언, 이날 열린 평화 콘서트 등의 워싱턴일정을 마무리 짓고 22일 한국으로 출국했다.
진민재 기자 chin.minja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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