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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보험칼럼] 스톤 마운틴의 인물상은 남부군의 향수인가

미국에서는 거대한 돌산에 커다란 인물을 새기는 예가 간혹 있다. 조지아주에서도 가장 유명한 이정표 중의 하나가 스톤마운틴(Stone Mountain)이고, 이곳 돌산에서 먼저 마주치는 것이 바로 돌에 새겨 놓은 거대한 인물상이다. 말탄 세 사람이 새겨진 이 인물상은 스톤마운틴 전체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남부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스톤마운틴을 구경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질문이 “저 세 사람이 누구 누구냐?”이다.

이 세 사람의 인물상은 남북전쟁 당시에 활약한 남부(Confederate)의 대통령과 두 장군을 그린 것이다. 남부의 대통령이라 함은 제퍼슨 데이비스 (Jefferson Davis) 남부 대통령을 말하는 것이고, 두 장군이라 함은 로버트 리(Robert Lee) 장군과 스톤월 잭슨(Stonewall Jackson)을 말한다. 이 세 사람은 남북전쟁에서 남부를 지키기 위해 각각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힘쓴 인물들일 뿐만 아니라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이 세 사람은 아직도 남부 사람들로부터 크게 추앙받고 있다.

데이비스 대통령은 미시시피 출신이며, 대대로 플란테이션 사업을 크게 하는 집의 후손으로 제 10대 대통령인 테일러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그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찍이 1848년의 멕시코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승승장구 출세,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약하다가 남북전쟁 전에는 미국의 전쟁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남북전쟁 직전까지 남부 각주의 입장과 주장을 옹호하는 대변인 역할을 하던 데이비스는 남북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즉시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되었으며, 몇 달뒤에는 간접선거를 통해 정식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북부에 비교하면 경제력과 인구가 4분이 1밖에 되지 않았던 남부를 이끌고 4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데이비스 대통령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한다.

데이비스 대통령보다 한 살 위인 리 장군은 버지니아주 출신이며, 육군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로 유명했으며 육사 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전쟁이 발발하자 링컨 대통령은 리 장군에게 북부군의 총사령관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으나 본인의 고향인 버지니아주가 남부에 가담했으므로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본인은 노예제도를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었다고 하니 고향에 대한 의리가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전쟁 발발 1년 후 남부군 총사령관을 맡게 된 리 장군은 1865년 항복할 때까지 거의 모든 전투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 전략과 전술에 관한 한 천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투’에서는 패하지 않았지만 ‘전쟁’에는 졌다고나 할까. 북부 측도 전쟁이 끝난 후 그를 전범으로 처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워싱턴 대학의 총장직을 주었다.



잭슨 장군은 데이비스 대통령, 리 장군과 마찬가지로 육군 사관학교 출신으로 나이는 이들보다 한세대 아래인 사람이다. 전쟁이 발발하자 본인 출신지인 남부(버지니아)에 가담하여 대령으로 임관되었으며 전투마다 혁혁한 전과를 올려 불과 몇개월만에 장군으로 승진된 것으로 유명하다. 본명은 토마스 잭슨(Thomas Jackson)이었으나 적의 공격을 맞아 철옹성(Stonewall)처럼 잘 지켜 낸다고 하여 남들이 붙여준 ‘스톤월’이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리 장군으로부터 크게 신임을 받았던 잭슨 장군은 북부군이 가장 무서워하던 남부군 사령관이었다고 한다. 남부인들에게는 아깝게도 그는 1862년 전투에서 승리하고 귀대하던 중 아군이 적군으로 오인하여 쏜 총에 맞아 전사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많은 남부인들은 잭슨 장군이 이때 죽지 않았더라면 남부가 북부에 승리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봐서, 도덕적으로 잘못된 노예제도를 유지하려는 전쟁을 수행한 사람들을 추앙하여 돌산에다가 새겨 놓은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지만, 자기 신념에 따라 철저히 임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들을 내세우며 설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하겠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행사가 가끔 스톤마운틴에서 열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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