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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의 소셜미디어…그림과 기호 새겨진 '신문바위'

[LA중앙일보] 발행 2017/10/25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7/10/24 18:10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2000여년 전부터 여러 인디언 부족에 의해 그려진 650개의 그림이 있는 뉴스페이퍼 락 전경.

2000여년 전부터 여러 인디언 부족에 의해 그려진 650개의 그림이 있는 뉴스페이퍼 락 전경.

암각화는 원주민들의 언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각화는 원주민들의 언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페이퍼 락을 훼손한 낙서들이 눈에 띈다.

뉴스페이퍼 락을 훼손한 낙서들이 눈에 띈다.

뉴스페이퍼 락이 있는 캐년랜즈 국립공원은 인적이 드물다.

뉴스페이퍼 락이 있는 캐년랜즈 국립공원은 인적이 드물다.

뉴스페이퍼 락(Newspaper Rock State Historic Monument)

휴가철이나 방학 때면 해변, 산,유적지, 박물관, 쇼핑몰 등 볼거리가 있는 관광지는 인파로 아수라장이 된다. 느긋하게 자연경관을 감상하고픈 국립공원도 단체관광객들로 요란스럽다. 사람 구경만 실컷 하기 일쑤다. 관광지를 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자연이나 선조의 삶과 예술품을 차분히 감상할 수 없다.

꼭 봐야할 곳이라면 인적이 뜸한 계절에 가야 비용도 절약되고 제대로 볼 수 있다. 국립공원이 다섯 군데나 있고 볼거리 천국인 유타주에도 꼭 봐야할 유적지가 있다. 놀랍게도 이곳은 인적이 드물다. 샌후안카운티 캐년랜드 국립공원 안에 과거 인간 삶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뉴스페이퍼 락 유적지다.

유타 몬티첼로에서 모압으로 가는 191번 고속도로 북쪽방면으로 가다 보면 캐년랜즈 니들스로 들어가는 211번 국도가 나온다. 연방 사방을 둘러보게 하는 아름다운 유타 211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방을 둘러보게 된다.

인적이 거의 없고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가 반가운 길을 12마일 지나면 조그만 강이 흐르는 계곡이 나타나고 오른쪽 평지 위로 암벽들이 보인다. 암벽들 사이에 이 지역에 살던 인디언들의 2000년의 삶이 그림으로 기록된 검은 바위, 뉴스페이퍼 락 주립사적지(Newspaper Rock State Historic Monument)가 나타난다.

문자가 없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암각화가 문자역할을 했었다.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나인 마일 캐년 등에도 원주민들의 암각화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곳에 650개의 그림이 집중되어 그려져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학자들은 이 지역에 약 8000년 전부터 인간들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검은 암각화 바위 주위로 강이 흐르고 평지가 있는 있는 이곳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바람을 막아준다. 사냥을 하고 채집생활을 하던 원주민들의 휴식터나 광장 같은 공공장소였을 것이다.

암각화는 2000년 전 프리몬트족의 어설픈 그림으로 시작해 점점 정교해지는데 서기 700년부터 1300년쯤까지 아나사지족이 다음은 유트족과 푸에블로족이 1500년쯤부터는 나바호족이 그림을 그렸다.

암벽화에는 태양, 사슴, 들소, 염소, 도마뱀, 어른 발자국과 어린애 발자국, 손바닥, 개, 동물 발자국, 말탄사람, 활을 쏴 사슴을 사냥하는 사람, 춤추는 인디언, 방패, 새, 동물 가죽을 뒤집어쓴 듯한 사람, 칼을 든 사람, 내용을 알 수 없는 추상화, 기하학적 형태의 부족 상징 등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유럽인이 칼로 써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JEAN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아쉽게도 J.P Gonzalez 6/3/1902, 그의 아들 C.D Gonzalez 6/3/54라는 낙서도 새겨져 있다. 그림 하나 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며 그들이 그려낸 아름다운 우주와 인간의 삶을 상상해본다.

정확하게 해석은 할 수 없지만 평화롭고 살기좋은 이곳에 모여든 원주민들이 삶을 기록하며 서로 소통하고 복을 기원하는 등의 의식을 공유했으리라 짐작한다. 뉴스페이퍼 락은 현대의 뉴스매체 또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뉴스페이퍼 락은 1961년 유타주 역사 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뉴스페이퍼 락으로 가는 유타 211번 도로는 아름답다. 차를 몰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만든다.

뉴스페이퍼 락으로 가는 유타 211번 도로는 아름답다. 차를 몰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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