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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성폭력 이기는 '미투' 캠페인

부소현/JTBC LA특파원
부소현/JTBC LA특파원 

[LA중앙일보] 발행 2017/11/01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7/10/31 21:32

성폭력 고발 '미투' 캠페인 열기가 뜨겁다. 발단은 하비 와인스틴이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인 그가 수십년간 여배우와 여직원들을 성추행 해 왔다는 기사는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 유명 배우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비난은 성폭력의 현실을 알리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자며 '나도 성폭력 피해자다', '나도 당했다'의 의미인 'Me too'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 캠페인은 사실 10년 전 타라나 브룩이라는 흑인 여성운동가로부터 비롯됐다. 성폭력 피해자였던 브룩은 유색인종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Me too'를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말로 누군가 자신에게 이 말을 했을 때 강력한 힘을 느낀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Me too'의 힘은 강력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 배우 리즈 위더스푼 등 많은 스타들이 '미투' 대열에 동참했다. 성폭력 고발 열풍은 연예계 뿐 아니라 의회와 정치, 경제, 노동계로 까지 번졌다. 정치계에서는 민주당의 재키 스파이어 하원의원이 선봉에 섰다. 스파이어 의원은 과거 자신이 의회 직원이던 시절 상사가 강제로 입을 맞추려던 경험을 공유하고 전·현직 의회 직원들과 함께 '미투 콩그레스' 캠페인을 벌여 의회 내 성희롱과 성추행 증언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미투 캠페인은 남성들의 참여도 이끌어 냈다. 미투 캠페인에 대한 답으로 일부 남성들이 자신의 성폭력·성추행 사실을 고백하는 '내가 그랬다(IDidThat)'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된 움직임은 국경과 틀을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퍼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미투 행진이 열리고 스웨덴 스톡홀름 광장에서는 수천명의 미투 캠페인 지지자들이 모여 성폭력 반대 집회를 열었다.

캠페인의 빠른 확산과 반향은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방증이다. 성희롱, 추행, 폭행, 폭력은 대부분 여성이 저항하기 힘든 환경에서 일어난다. 바꿔 말하면 가해자가 자신의 유리한 사회적, 물리적 환경을 이용하는 것이다.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가 한 남자 선생님으로 부터 이상한 행동을 요구 받았다며 고민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면담을 하자고 해서 빈 교실에 불려 갔는데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입을 맞춰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너무 당황하고 놀라 친구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선생님이 또 혼자 있는 공간으로 부르면 무조건 아프다고 꾀병이라도 부려서 절대 가지 말라고 일러 준 것이 전부다. 그 당시만 해도 이런 문제를 말 할 창구도 없었고 상황을 대처하는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도 배운 적도 없었다. 학교나 다른 선생님에게 알릴 생각도 했었지만 피해를 입은 친구가 오히려 이상한 시선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접어 버렸다. 절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 달라던 친구의 당부도 무시할 수 없었다.

최근 캔자스 대학에서 성폭행 피해 여성들의 옷이 전시됐다. 전시된 옷의 대부분은 면티에 긴 바지 등 노출이나 자극과는 무관한 옷들이다.

평범한 옷차림으로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 스캔들이 단순한 가십성 기사로 묻히지 않도록 용기있게 행동한 여성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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