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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래서 한국은 누구 겁니까

[LA중앙일보] 발행 2017/11/01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7/10/31 21:33

김용현/언론인

한반도의 11월은 군사적 충돌이냐,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냐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사람들마다 설마 전쟁이야 일어나겠느냐 하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그 마음 뒤편에는 전쟁에 대한 공포가 크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을 겪어 본 사람들은 안다. 전쟁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모두 앗아가는, 인류가 저지르는 가장 큰 죄악인 것을.

블룸버그 뉴스는 지난달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인 25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볼 것인데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전쟁 수일 만에 최대 3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또한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벌일 경우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이 곧바로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로 그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이 지금 바삐 움직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시작한 중국이 그동안 사드 배치로 빚어진 한·중 간 갈등을 봉합하고 두 나라가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미·중 간 패권경쟁을 벌여 나가면서 과거 병자호란 때 후금의 누르하치가 명나라를 치기에 앞서 명에 충성하는 조선을 먼저 괴롭혔듯이 대국 행세를 재연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중국이 공산당 대회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러시아의 푸틴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면서 북·미 간 거중 역할을 시작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국장을 두 번이나 불러들여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제안한 북핵 처리의 로드맵을 내놓고 한반도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일본의 아베 총리는 2020년까지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으로의 헌법 개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베의 이 군국주의 부활 개헌 가도에는 북핵 문제가 절대적인 명분이 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아베의 집무실에는 그의 외조부이며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 용의자였던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사진이 걸려있다고 한다. 극우 보수 정객들이 대를 이어가며 전쟁을 하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일본 극우 정파의 군국주의 회귀는 미국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1905년 7월 29일 일본과 카스라 태프트 밀약을 맺어 일본이 필리핀 통치권을 미국에 넘기는 대신 조선반도 통치를 해도 좋다고 양해했던 미국이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본은 러시아에 대한 견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일본은 조선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때는 루스벨트가 러시아를 막기 위해 일본을 활용했지만 지금 트럼프는 중국의 팽창을 견제할 목적으로 일본에 밀착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요즘 한국의 SNS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댓글은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그가 실제 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다스의 120억 비자금 차명관리의 흔적이 나타나고 있자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누구 겁니까?' 4대 강국이 저마다 자국의 이익을 내세울 때 한국은 결코 위축되거나, 오만하지도 말고 담대하게 한국의 국익을 주장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시에는 대통령만이 아니라 한국민 모두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원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우리도 한·미 동맹을 굳건히 지킬 것이지만 트럼프에게서도 한국과 미국은 안보 공동체인 것을 확실하게 약속받아야 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내 동포든 해외 동포든 한민족 모두는 '그래서 한국은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 떳떳하게 답할 수 있어야 이 난국을 돌파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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