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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멀리서 봐야 예쁘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11/03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7/11/02 23:03

하늘이 있어 산이 살아난다. 구름을 머리에 이고 하늘을 배경으로 의젓하니 서있는 산은 동양화를 대표한다 하겠다. 동양화의 여백은 보는 이의 마음을 여유롭고 자유롭게 해준다. 산으로 다가가면 숲이다. 더 가까이 가면 나무를 만나게 되고 더 가면 나무껍질을 보게 된다. 나무껍질을 보며 예쁘다거나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헝클어진 무질서일 뿐이다. 거리를 두고 멀리 보아야 아름답기도 예쁘기도 하다. 그래야 세상도 보이고 희망도 보인다. 우주인이 외계에서 지구별을 보며 "저리 아름다울 수가 있나"라고 탄성을 외친 일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멀리 보아야 비전이 있다. 가까이 대고 보면 시야가 막혀 생동감을 못 느낀다. 플라스틱 꽃을 보듯 역겨워질 수 있다. 황진이, 춘향, 클레오파트라, 그들을 눈 바짝 대고 자세히 들여다본다고 치자. 거친 살갗에 털구멍 숭숭, 솜털 드문드문, 오히려 거북스럽게 느낄 수도 있겠다.

먼 데서 은은히 들려오는 종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듯 저만큼 떨어져 있는 여인이 예쁘다. 그래서 놓친 여인이 더 아름답다고 하던가.

여백의 빈 자리가 우리를 넉넉하게 해준다. 사랑과 희망도 겸손과 배려도 그 안에 채울 수가 있다. 백마 탄 왕자와 공주도 그 속에 있을 수 있다. 사람도, 사회도, 국가도 그렇게 바라보아야 한다. 멀리서 바라볼 줄 아는 이가 참 예쁨을 볼 줄 아는 사람이겠다.

지상문·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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