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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가정폭력 실태] 한인 가정 큰 문제는 '언어·감정 폭력 일상화'
가정폭력, 아동·노인 학대로 연결
가족은 소유물 아닌 작은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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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11/10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7/11/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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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싸움을 하게 될 경우에도 가족 구성원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물림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부부 싸움을 하게 될 경우에도 가족 구성원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물림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한인 가정폭력 문제는 성장기 교육부재와 아동학대 경험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 이민 후 한국에서 보고 자랐던 가정 및 사회 경험을 토대로 가족 구성원을 대할 때 '가치의 충돌'이 빚어지곤 한다. 특히 부모가 대등한 인간관계를 토대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가르치는 자녀의 학교 교육을 외면하면 더 큰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욕설.비하 폭행의 전조

가정폭력 상담 전문가들은 한인 가정의 큰 문제점으로 '언어 및 감정 폭력 일상화'를 꼽았다. 여기에 경제권을 독점해 부부나 파트너의 행동을 제약하는 행태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의 결혼에 따른 체류신분 협박 등은 대표적인 이민자 가정폭력의 유형이다.

특히 평소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욱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이미 가정폭력 가해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상담전문가는 본인 또는 배우자가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이면 상담과 교육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한인가정상담소 안현미 상담사는 "가정폭력은 결국 피해자가 가해자의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라며 "배우자나 파트너 사이에서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수시로 한다거나 동등한 입장으로 존중하지 않고 상대가 원하지 않는 행위를 계속하면 가정폭력 범주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폭력 대물림 근절

흔히 가정폭력을 배우자나 파트너 사이의 관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아동학대 및 노인학대로도 연결된다.

한인 1.5~2세는 학교에서 개인의 인격과 존엄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교육받는다. 때문에 가부장 문화나 부모 중 한 명이 모든 주도권을 행사하는 모습은 가치 충돌을 일으키곤 한다. 부모가 서로를 향해 욕설이나 비하 인격 모독 등을 일삼으면 자녀에게 그릇된 남녀관계를 심어줄 수 있다.

특히 자녀가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을 목격하면 '부부끼리 저래도 되는구나' '상대방을 때려도 된다'는 학습효과를 낳게 된다. 반면 일부 한인 자녀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학교나 경찰에 신고하기도 한다.

안현미 상담사는 "부부끼리 갈등이 생겨 싸움할 때는 언행과 행동에 늘 주의해야 한다. 인간의 행동은 학습을 통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곱씹어 가족 구성원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자녀에게 보여줄 때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인가정상담소 측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인이나 부부 사이를 다룰 때 남자의 고압적인 행동 여성을 향한 돌발 키스나 스킨십 여성이 남성에게 물을 뿌리거나 가방으로 때리는 행동 과도한 집착 등을 미화시킬 때가 많다. 부모는 자녀가 이런 행동을 미국에서 따라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끊이지 않는 폭행

가정에서 발생한 신체적 폭행은 배우자와 자녀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가정폭력 방지에 나서는 전문가는 '폭력의 순환주기'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가 문제발생 초기대응을 놓치면 악순환이 계속된다.

가정폭력 순환주기는 크게 ▶긴장단계(직업 및 재정 자녀교육 불화 등으로 인한 언어폭력으로 시작) ▶폭행발생(긴장 최고조로 신체적 폭행 시작 이후 가해자의 기분 상태에 따라 예측불가 폭행 반복) ▶화해 모면(가해자의 사과 후 애정표현 다시는 폭행하지 않겠다며 피해자 설득) 순이다.

이웃케어클리닉 측은 "환자 진료 과정에서 가정폭력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지만 피해자는 이를 숨기거나 부인한다"며 "한인 정서상 배우자를 처벌하는 경찰 신고까지 많은 시간과 결정이 따르지만 폭행을 참으면 자녀교육 및 정신건강 피해도 크기 때문에 되도록 문제발생 초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족은 작은 사회

현재 한인가정상담소(소장 카니 정 조)는 가정폭력 상담을 매주 2~3건 처리하고 있다. 이웃케어클리닉(소장 애린 박)도 올해 가정폭력 환자 의심사례 몇 건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한인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임시거처를 지원하는 푸른초장의집(원장 빅토리아 홍)은 한인 여성 9명 어린이 10명을 보호하고 있다. 기독교상담소(소장 염인숙)는 법원 명령을 받은 가정폭력 가해자 40명(한인 15명)에게 1년 과정 가정폭력 방지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빅토리아 홍 원장은 한인이 자주 보이는 '일방적 사고방식 열등감에 의한 피해망상 감정 기복을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조절 실패' 성향을 스스로 파악해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 불화가 생길 때는 꼭 상담을 받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독교상담소 염인숙 소장은 "배우자에게 폭행을 가해 법원 명령을 받은 가해자는 자존감이 낮고 폭행이 우발적 상황이었다며 자신을 합리화한다"면서 "결국 인식의 문제다. 가족 구성원은 내 소유가 아니라 동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피해자도 자녀에게 미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상담과 신고 등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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