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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했더니 "백인 흉내" 모욕…풀 죽은 아이들
LA통합교육구(LAUSD) '교내 괴롭힘' 보고서
20% "따돌림 경험했다"
40%, SNS서 피해 당해
외모·피부색·인종 원인
부모 60%가 알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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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11/10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7/11/0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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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은(42.가명)씨는 요즘 밥도 제대로 안 먹고 방에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딸 때문에 고민이 많다. 유씨는 "딸이 '몇몇 친구들을 보기 싫다며 전학을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한인 2세들 그룹과 어울리다 그 중 일부가 새 멤버에 대해 질투를 했는지 영어 발음을 갖고 놀려서 말싸움을 벌인 뒤 따돌림을 당했다고 하더라"며 속상해 했다.

#. 요즘 김영선(44.가명)씨는 딸 걱정에 근심이 늘었다. 평소 활발했던 딸이 학교만 갔다오면 얼굴이 어두워져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처음엔 사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무슨 일 있니"라고 물으면 "신경 쓰지 마"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학교에서 일부 학생들이 딸에게 아시안이 백인 흉내를 내려고 염색을 했다며 모욕을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이가 제대로 말을 안 해서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LA는 정말 다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일까.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현장에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bullying)'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따돌림 사건 중 인종 또는 피부색으로 인한 원인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LA통합교육구(LAUSD)의 교내 집단 따돌림 관련 조사에 따르면 학생 5명 중 1명(19%)은 "학교에서 따돌림 등의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 학생들에게 따돌림의 이유를 물었더니 '이유를 모르겠다(중학생 26%.고등학생 22%)'는 대답 외에 '외모(중학생 16%.고등학생 11%)'와 '피부색과 인종(중학생.고등학생 각각 7%)'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오히려 종교 또는 경제적 문제가 원인이 된 따돌림은 응답률이 1% 미만으로 극히 낮았다.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던 집단 따돌림이 이제는 소셜네트워크(SNS)상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LA지역 학생 5명 중 2명(43%)은 SNS 상에서 거짓말 또는 소문 등에 시달려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보통 가해는 가까운 친구로부터 시작됐다.

피해 학생의 대부분은 "내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중학생 33%.고등학생 29%)"고 밝혔다.

피해자 3명 중 1명(30%)은 따돌림을 당했을 때 "학교를 옮기고 싶다"고 했다. 심지어 "괴롭힘이 싫어 결석한 적도 있다(13%)"고 말했다.

피해 학생들은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까. 속수무책이었다. 다수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652명)"고 대답했다. 피해를 당하면 속으로 끙끙 앓고 있는 셈이다.

설령 학교에 신고를 해도 피해는 계속됐다. "교사나 성인의 도움을 받아도 괴롭힘은 계속된다"고 답한 중학생(15%)과 고등학생(11%)도 많았다.

피해자가 아닌 주변 학생들은 다소 이기적이었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괴롭힘을 당할 때 왜 대신 신고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나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중학생 29%.고등학생 2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을까.

학부모 10명 중 6명(63%)은 자녀에 대한 학교 내 따돌림 문제의 심각함을 모르고 있었다. 또 학부모의 약 절반(48%)은 학교 측의 대응 정책과 관련 규정을 모르거나 서면 등으로 통보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LA통합교육구 소속 226개 초.중.고등학교 학생(6만53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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