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세계의 공장'으로 급성장한 베트남

[J기획]
성장률 6~7%, 중국 앞질러
소비시장 연 10% 이상 성장
한인들도 제조업 중심 투자
물류환경 열악·부패도 문제

"베트남, 기회의 땅이죠. 한국 70~80년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가능성도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요."

베트남 최대의 경제도시인 호치민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이바트룽 거리. 이 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차량의 행렬이 끊이질 않는다. 하루 종일 차량들이 몰리다보니 교통정체 현상이 세계 최악으로 꼽히는 LA나 서울 못지 않다. 하이브트룽 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차량 행렬처럼 베트남은 그야말로 활기가 넘친다.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그중 절반 가량이 30대 이하의 젊은 나이, 높은 교육열과 월 300달러 정도에 불과한 낮은 임금이 결합하면서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은 이미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갔다.

◇도약하는 베트남

중국이 갈수록 심해지는 규제와 높아진 임금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제조업 중심은 중국에서 점차 베트남으로 넘어가고 있다. 베트남이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실제로 베트남은 지난 수년간 견조한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베트남 경제가 각각 6.7%, 6.0%의 견조한 성장세를 거둘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세계은행(WB) 역시 베트남이 오는 2019년까지 6%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베트남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 외국투자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액은 19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8% 증가한 수치다. 올해 베트남에 대한 해외 투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누적 투자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베트남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한국은 FDI 전체의 30%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도 지난해까지 누적 투자액 101억 달러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FDI에서 투자가 가장 많은 부문은 제조·가공업이다. 이 부문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1727억 달러로 전체의 69.4%로 집계됐다. 부동산이 522억 달러로 뒤를 잇고 있으며, 전력·가스·용수제조 공급 129억 달러, 호텔·요식업 114억 달러, 건설 106억 달러 순이다.

특히 지난 2015년 7월 베트남 정부가 ‘주택법 및 부동산사업법’을 변경해 외국인에게도 주택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 이를 통해 외국인들도 베트남 내에서 재임대 목적의 건물 임차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됐기 때문이다.

◇커지는 베트남 시장

베트남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내수시장도 커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시장은 매년 10% 이상 증가할 정도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베트남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33%나 급증했다. 베트남의 소매유통시장 규모는 2015년 85억4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6억9000만 달러로 늘었으며, 올해는 109억 달러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122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베트남에서 머세이디스-벤츠 판매량은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54.9%나 늘었으며, 2016년에도 35.9% 증가했다. 2015년에 프리미엄 제품 전체 판매량은 전년대비 14.7% 확대됐으며, 2020년에는 2015년대비 51.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소비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은 중산층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HSBC는 베트남 중산층이 지난 2012년 1200만 명에서 오는 2020년 33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인들 진출 활발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게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삼성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삼성이 베트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로, 그야말로 베트남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외 LG, SK, 현대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베트남에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활발하다보니 한인들의 진출도 두드러진다. 현재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총 2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수도인 하노이에 7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호치민에 12만 명, 나머지 지역에 1만 명 정도가 있다는 것이 현지 한인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다보니 호치민에만 한식당이 300개 정도에 이르며, 한인들이 운영하는 호텔도 100개 가까이에 달한다고 한다. 이외, 유통,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한인들이 진출해 있다. 호치민 및 하노이 시내에서는 한글 간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옥타 베트남지회의 김태곤 회장은 "최근 수년간 한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베트남은 한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많이 이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미주 지역 한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한인들의 문의가 많다. 코트라 호치민지사에서 투자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찬영 변호사는 "베트남은 교육 수준이 높고 손재주가 좋다. 임금도 중국보다 훨씬 싸 제조업 경쟁력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다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려는 문의가 제법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조사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옥타LA의 한 이사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물품을 생산해 미주 지역에 유통했는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단가 맞추기가 쉽지 않아졌다"며 "베트남쪽으로 생산업체를 옮길 목적으로 몇몇 업체와 미팅을 하고 있다. 제품 수준도 괜찮고 가격도 절충이 가능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주의할 점

베트남의 시장 상황이 좋은 것은 틀림없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투자시 주의해야 할 점은 크게 두가지. 열악한 물류 환경과 고질적인 부패다.

현재 베트남에서 경제 성장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열악한 도로 사정이다. 베트남에는 고속도로가 거의 없다. 정부가 예산이 부족해 고속도로 건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불과 30~40마일 거리를 가는데 2시간 넘게 걸린다. 시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도로는 좁고 교통시스템에 뒤떨어지다보니 불과 4~5마일을 가는데 보통 30분 이상 걸린다.

공무원들의 부패도 심각하다. 현지에서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거의 매일 공무원들이 찾아온다. 목적은 돈을 달라는 것이다"며 "거절하면 각종 명목으로 사업을 방해하기 때문에 안 줄 수가 없다. 공무원들을 적당히 달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