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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자동차 가진 게 무슨 죄인가
안유회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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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11/14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7/11/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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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가주에서 개스값에 포함된 기본소비세가 인상됐다. 갤런당 18센트이던 것이 12센트 올라 30센트가 됐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가격에 따른 부가 가격소비세는 현재 9.8센트지만 2019년 7월 1일이면 17.3센트로 인상된다. 소비세 합산액은 갤런당 47.3센트로 오른다. 이마저도 2020년 7월 1일부터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재조정한다. 또 오른다는 의미다. 세금 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스값에 포함된 연방세도 들썩인다. 연방정부는 현재 갤런당 18.4센트인 연방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스였지만 자동차와 관련된 가주의 인상 계획은 또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세금은 아니지만 자동차 라이선스비가 평균 38달러 인상된다. 또 매년 내는 등록비는 차 가치에 따라 25~175달러를 올린다. 여기에 2020년 7월부터는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않는 자동차, 그러니까 대표적으로 전기 자동차는 100달러씩을 추가로 내야 한다. 개스세를 내는 이들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란다.

자동차를 가진 것이 무슨 죄인가. 자동차와 관련된 세금과 수수료를 줄줄이 인상한다는 소식에 나올 법도 한 소리다. 점잖지 못한 말이지만 만만한 게 자동차냐고 볼이 멜 수도 있다.

세금징수가 어려울 때 자동차는 아주 쉬운 해결책 같다. 이건 개스값이나 등록비를 올리기 전에 이미 경험했다. 금융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세수 확보가 어려워지자 교통 위반 범칙금이 크게 올라 운전자를 괴롭혔다. 그리고는 주차 위반 범칙금이 올랐다. 이젠 개스세와 등록비다.

아무리 대중교통에 투자를 늘렸다고 해도 가주는 여전히 자동차 없이 생활하기 힘든 곳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들 간접세는 경제 능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똑같이 내야 한다. 부자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고 가난할수록 부담은 더 커진다.

가주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새롭게 확보한 세수는 앞으로 1300억 달러가 투입되는 도로 보수와 도로 건설 등에 사용하되 절대로 다른 사업에 전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가주 정부의 약속이다. 당연하다. 인프라가 낡은 것도, 투자가 필요한 것도 이해한다. 인플레이션과 연비 개선으로 개스세의 실질적인 가치가 원래의 40%에 불과하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간접세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소득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직접세 인상 방안을 간접세 인상만큼 열심히 연구하고 추진했는지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얼마 전엔 역시 간접세인 담뱃값이 갑당 3달러나 올랐고 이번엔 자동차다.

가주에서 자동차는 생필품이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두에게 적용되는 세금이다. 그만큼 인상 효과와 세수 확보 측면에서 확실히 유리하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위축되고 있는 중산층 이하에게는 어려움을 가중하는 정책이다. 혹시라도 조세 저항이 심한 직접세는 피하고 효과는 크되 저항은 덜한 간접세에 증세 정책을 집중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중산층 이하의 생활비 압박이 높아지는 지금 자동차마저 애물단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런 방식이 계속되면 최저 임금을 올려도 인상분으로는 주거비와 세금 상승을 따라가기도 바쁜 형편이 될 뿐이다.

13일 백만장자와 억만장자 400명이 연방의회에 편지를 보냈다. 우리의 세금을 깎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조지 소로스 등 전문직과 기업인은 나랏빚이 늘고 경제적 불평등이 1920년대 이후 최악인 상황에서 부자의 세금을 경감하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개스세 인상이 만에 하나 저항이 적은 간접세로 세수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정편의에서 나온 것이라면 가주 정부와 정치인은 13일 편지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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