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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중 사드 갈등 과연 봉합됐을까
스테판 해거드 / UC샌디에이고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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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11/14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7/11/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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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시선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그가 북한에 보낼 메시지에 쏠려 있다. 그 전에 전문가들이 가장 관심을 둔 것은 문재인 정부와 중국 사이의 '복합적이고 외교적인 춤(complex diplomatic dance)'이었다.

말하자면 한·중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야기한 갈등을 봉합하는 데 어떤 합의에 도달했을까, 도달했다면 그 조건은 무엇일까였다.

이 문제에 대한 한·중 공식 기록은 혼란스럽다.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의 협의 결과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 및 긴장 완화 등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한국의 국방정책에 관해 좀 더 확정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인식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 노(No)'를 언급했다. 세 가지 '아니다'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 미국의 지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미·일 안보 협력은 3국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추가적인 사드 배치는 없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아시아 매체를 위한 브리핑에서 한국이 과연 자신을 속박하는 약속을 중국 측에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공식 제기했다.

'3 노'는 한국 외교부의 발표문에는 없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하는 바람에 오해를 샀다.

관련해 두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 첫째, 한·중 사이에 '3 노'에 대한 합의가 있었을까. 둘째, 합의가 있었다면 중국은 사드로 촉발된 한국 기업 제재(sanctions)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을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일 가능성이 크다. 한·중 수석대표 협의 결과에 대한 한국 측 발표문은 '3 노'를 담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발표문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야 하며 발표문에 없는 그 어떤 약속도 중국 측에 하지 않았다. '3 노' 합의가 없었다면 중국은 협의 결과를 잘못 외부에 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석연치 않다. 한·중 회담 하루 전에 '3 노'를 언급한 것은 어떤 의미일까.

'3 노'가 문재인 정부의 의도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한·미·일이 3국 동맹을 결성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추가 사드 배치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단연코 없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MD 협력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일단 독자적인 킬 체인(kill chain)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행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중국은 한국에 경제적인 압력 수단을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만약 그런 약속을 한다면 중국이 문제를 일으킨 북한 대신 한국을 괴롭혔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한·중 사드 갈등 봉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다. 일부 전문가는 베이징이 사드 보복을 중단하기 위해 물러섰다고 믿는다. 어쩌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리에 맞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모른다.

아니면 문재인 정부와 유대를 강화하고 문 대통령의 대북(對北) 정책에 힘을 실어 주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내 생각은 이렇다. 한국·미국·중국에 공동 목표는 비핵화다. 하지만 어떤 전술을 쓸 건지에 대한 세 나라의 견해는 엇갈린다. 미국은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의도를 종종 오독(誤讀)하기 쉬울 것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미국이 협상을 선호한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인내심을 잃어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이 약간 오른쪽으로 움직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는 대북(對北) 관여정책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또 그 믿음을 밀어붙일 만한 지지기반을 확보했다. 문 대통령의 견해는 중국 쪽에 더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어떤 최종 결과물을 낳든 확실한 건 서울과 베이징과 워싱턴의 전략이 일치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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