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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엄청나게 풀어도 실물경제는 '미지근'

10년간 글로벌 머니 76% 급증
일부 기업의 수익 독점 현상
장수시대 저축 증가도 원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돌파를 위해 돈을 풀며 글로벌자금은 70% 넘게 늘었는데도 실물경제는 미지근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넘쳐나는 통화량에도 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쓰기보다는 오히려 저축에 치중한 결과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면서 경제도 살아나는 것이 통례'라는 일반적인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다. 신문은 "전례 없는 미지의 세계"라고 표현했다.

세계은행 등의 통계를 보면 2016년 세계 통화공급량은 87조9000억 달러로 세계 국내총생산(GDP)보다 16% 많다.



이에 따라 세계의 통화공급량은 2006년부터 10년간 76%나 부풀어 올랐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로권 중앙은행들이 공급한 자금량이 10년 전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저금리에 돈의 일부는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었다. 2009년 봄 30조 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던 세계의 주식 시가총액은 사상 최대인 약 83조 달러로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급한 대량의 달러가 세계 여기저기로 수익을 좇아 움직였다. 달러가 미국은 물론 신흥시장 등으로 이동해 거품경제 걱정까지 키웠다.

그런데 최근 각국은 중국에서 긴축이 단행되면 큰 파문이 일 수 있다고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긴축정책을 뒤따르면 문제다.

실제 미국 연준은 다음달 금리 인상설이 유력할 정도로 금융완화 축소 움직임을 보인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금융완화 축소 조짐이 뚜렷해졌다. 다만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각국 중앙은행들이 '100년에 한 번이라는 금융위기' 극복을 하겠다며 대담한 금융완화를 단행해 글로벌 자금 공급을 늘렸지만, 경제의 체온은 높아지지 않고 물가도 오르지 않는다.

해석은 여러 가지다. 애플 등 세계적인 독과점 기업들에 막대한 이익이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세계최대의 회사채 투자가다. 올여름 보유 회사채 잔고가 1500억 달러를 넘었다. 모든 채권펀드보다 운용규모가 크다. 회사채는 여유자금으로 산다. 돈을 빌려야 할 기업이 금융투자를 한다. 기업이 과거처럼 다른 곳의 돈을 빌려 투자에 사용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기능을 해내지 않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하는 디지털 관련 산업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가계도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으로 내달리고 있다. 초장수 사회가 도래한 것도 문제다.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한다. 국가 전체적으로 여전히 고속성장을 하는 중국도 저축대국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과 가계가 돈을 사용하지 않아 돈이 넘쳐도 경기가 자극받기 어려운 구조다.

니혼게이자이는 "역사적인 저금리와 자금잉여가 전환점에 이른 것 같기는 하다"면서 "자금흐름이 울리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면서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 적절한 처방전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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