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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교사, 가르칠 자격 없다"

한인 단체들, 버겐아카데미에 중징계 요구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노력 약속해야"
학교 당국 "철저히 대처했다" 뒤늦게 해명

"한인 학생들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교사가 더 이상 교단에 서면 안 된다."

뉴저지주 한인 단체들이 버겐아카데미 고등학교 타민족 교사의 한인 학생 대상 인종차별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교사 해고 등 강력한 조치를 학교 당국 및 교육위원회, 버겐카운티 정부 등에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17일 팰리세이즈파크의 뉴저지한인회관에서 뉴저지한인회.포트리한인회.팰팍한인학부모회·뉴저지경제인협회·시민참여센터 등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실 내 한인 학생을 향한 인종차별은 버겐아카데미 뿐만 아니라 수 많은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의 어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당 교사에 대한 중징계와 공식 서면 및 공개 사과, 재발 방지 노력 문서화 및 이행 노력 등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림 뉴저지한인회장은 "문제의 교사는 과거에도 유사한 인종차별 발언들을 학생들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와 처분을 제대로 요구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버겐아카데미는 물론, 모든 학교에서 인종차별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호균 경제인협회장은 "사안이 생각했던 것보다 휠씬 심각하다. 버겐아카데미 학교 당국은 물론 관할하고 있는 버겐카운티 정부에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은주 포트리한인회 부회장은 "수업 중 교사가 한인 학생들을 향해 '나는 한인을 싫어한다(I hate Korean)'는 인종차별 발언을 했음에도 학교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한 문서 한 장 발표하지 않았고, 학교를 관리.감독하는 교육위원회에서 안건으로조차 다뤄지지 않았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 2개월 이상 지났는데 구두 사과로만 그치는 것은 올바른 해결 방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 송 팰팍한인학부모회장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슴이 찢어지는 사건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학부모가 뜻을 모았으면 한다"며 "이번 일로 A교사와 한인 학생들의 관계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교단에 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장성관 시민참여센터 프로그램 디렉터는 "문제 교사와 학교 측이 공식 문서로 공개 사과를 하고 이를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뉴저지한인회와 시민참여센터 등은 이 학교를 관할하는 버겐카운티 테크니컬스쿨 학군 하워드 러너 교육감과 데이비스 러셀 교장 등 학교 당국자들과 면담했다. 학교 측은 이 자리에서 "해당 사건 발생 후 학교 차원의 조사와 처분을 내렸다. 사건을 제대로 대처했다"고 주장했다고 뉴저지한인회 등은 전했다.

또 러너 교육감은 본지에 서한을 보내 "버겐아카데미는 다양성 가치를 존중한다. 인종차별 문제 등에 대해 철저히 대처하고 무관용 원칙을 갖고 있다"며 "단, 교직원과 학생의 문제에 대해서는 규정상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덮으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항변했다.

학교 측이 한인 단체들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9월 7일 사건이 발생했으며 ▶9월 13일 학부모-교장 면담이 이뤄졌다. 이어 ▶9월 19일 해당 교사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고 ▶10월 12일 종료됐다. 조사 후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 대해 ▶IB 프로그램 수업에서 영구 배제 ▶9~10학년 스페인어 수업만 가르치며 정기적으로 감사 ▶피해자 6명에게 구두 사과 ▶학기 말 필요 시 추가 조치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 외에 또다른 조치가 취해졌으나 학교 측은 교사가 공개를 원치 않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처분은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처분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한 학부모는 "교사는 공개된 교실에게 공개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했는데 징계 조치는 비공개라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공식 문서가 아닌 구두 사과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교사는 학생 6명에게 사과할 계획이었으나 이 중 학생 1명이 "형식적인 사과는 받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피해자가 납득하지 못하는 조치가 이뤄진 셈이다. 결국 저학년 수업으로 배치되고 기록되지 않는 구두 사과만이 이번 사태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인 것이다.

이와 관련, 본지 보도로 알려진 버겐아카데미 인종차별 파문에 대해 주류 언론들도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부 뉴저지 유력 일간지 레코드는 17일 오후 온라인판 톱기사로 이 내용을 대서특필했다. 또 NBC방송도 본지에 취재 의사를 밝히는 등 이번 문제에 대해 주류 언론들도 묵과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한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버겐아카데미 고교의 9~11학년 학부모들은 이번 인종차별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본지에 전했다. 한 학부모는 "그런 교사가 더 이상 교단에 서서는 안 된다. 적극 항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독자는 e메일로 "어릴 적 미국에서 고교를 다니며 유사 경우를 당했다. 당시 크게 이슈가 되지 못해서 화가 많이 났었다"며 "다시는 이런 인종차별이 학교 내에 없도록 이번 일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인종차별 발언을 한 교사가 파면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014년 오하이오주 페어필드에서 교사가 수업 중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파면 조치됐다. 또 2016년 11월 볼티모어 시정부는 중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며 파면 조치했다. 또 지난 9월에는 미시시피주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흑인을 향해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해고됐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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