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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트럼프 '당선 1년' 경제 성적표는

지난 달 말부터 흥미로운 TV광고 하나가 전파를 타고 있다. 분량은 1분 정도,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내용이다. 광고를 만든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 열렬한 민주당 후원자로 헤지펀드 투자가 출신인 그는 직접 출연까지 했다. 첫 광고는 '트럼프는 위험한 인물이라 미국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담았다. 이어 지난 주 선보인 2탄에서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세제개혁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이 추진중인 세제개혁안에 대해 그는 "일부 부유층과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라며 "모두에게 성공의 기회가 주어지는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 '미국다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직 대통령을, 그것도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TV광고가 방송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도발(?)을 해도 "후환이 없을까"라는 우려까지 생긴다.

아무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영 달갑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당선 1주년을 맞아 '트럼프 효과'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는 시점이니 오죽 하겠는가.

'트럼프 1년'에 대한 평가가 가장 엇갈리는 분야가 경제다. 그의 당선 이후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되자 '미국경제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합격점을 주는 쪽이 있는가 하면, '운이 좋았을 뿐' 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 최근의 경제 지표만 보면 미국은 호경기다. S&P500 지수가 1년 동안 20% 가량 오르는 등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3년 만에 두 분기 연속 3%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4.1%로 17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만성적인 무역적자도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순전히 나의 역할 덕분"이라는 자화자찬까지 하고있다. 경제 성장률 3% 회복이 그의 주요 경제공약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랑할만 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마디로 최근 미국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회복 덕분이라는 것이 요지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공격적인 저금리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섰던 효과가 나타나며 미국도 그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만 해도 프랑스(22%), 독일(28%), 일본(33%), 이머징 마켓(26%) 등 세계 주요 증시의 지난 1년 간 상승률이 S&P500를 앞질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제조업 분야의 신규 일자리 창출은 오히려 1년 전에 비해 부진하다는 것도 이유로 내세운다.

결론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저금리'의 효과 때문이지 트럼프 경제정책의 성공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어느 쪽의 평가가 맞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글로벌 저금리'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민들은 그나마의 성장 과실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수익은 늘고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 증가는 답보 상태다. 결국 빈부 격차만 더 커지고 있다. 미국 가구의 20%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한 조사 결과는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서민들의 삶은 트럼프 전과 후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경제 점수는 일단 유보해야 할 듯 싶다.


김동필 경제부장 kim.dongp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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