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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고혈압약 '미끼'는 또 던져졌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11/22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7/11/21 19:28

생각해보자. 10층 짜리, 20층짜리 아파트가 있다고 치자. 10층까지 수돗물을 밀어올리는 수압과 20층까지 올리는 수압이 같을 수 있을까. 높은 층까지 수돗물을 밀어올리려면 더 많은 압력이 필요할 것은 자명하다.

사람의 신체 구조와 생리적 환경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장신에 비대하고, 어떤 이는 단신에 홀쭉하다. 누구는 육식 위주의 과식 습관으로 혈액이 걸쭉하고, 누구는 채식 위주의 소식으로 피가 상대적으로 맑다. 어리면 혈관이 부드럽고 나이 들수록 딱딱해진다.

혈압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피를 온몸으로 순환시켜주기 위한 심장의 압력이다. 체형이 크거나 혈액이 탁하거나, 혈관이 딱딱한 사람의 피를 돌려주려면 강한 심장의 압력이 필요할 것이요, 그 반대라면 낮은 혈압으로도 가능하다. 사람마다 혈압이 제각각 나타나는 것은 그래서 지극히 정상이다.

그런데 의료계에서는 '정상혈압' 기준치라는 것을 획일적으로 정해 놓았다.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혈압을 하나의 기준에 맞춰 정상, 비정상으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최근 또 하나의 '고혈압 뉴스'가 매스컴을 뒤덮었다. 기존의 '정상혈압' 범위였던 140(수축기)/90(이완기)을 130/80으로 낮춘다는 것이었다. 미심장협회(AHA)와 미심장병학회(ACC)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이었다. 이유인 즉 수축기 혈압 130~139가 그 이하인 경우보다 심근경색·뇌졸중·신부전 등이 2배로 높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위험을 무릅쓰지 말고 혈압약을 먹으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성인 3000만 명 이상이 새로 '고혈압 환자' 군에 포함됐다.

성인 인구의 32%이던 고혈압 환자군이 46%로 늘어났다(제약회사의 함박웃음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왜 혈압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얘기를 하지 않나. 혈압약을 먹게 되는 것은 '혈압이 높아 뇌혈관이 터질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이다. 그러나 뇌졸중 중에서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은 13% 정도에 불과하고, 85%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다. 뇌경색은 혈압이 높아서가 아니라 혈류가 느려져 혈관에 찌꺼기가 쌓여 발생한다. 일본 도카이 대학 연구에 따르면 혈압약 복용자는 비복용자에 비해 뇌경색 발생률이 두 배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고혈압약 부작용 때문에 쓰러져도 '고혈압으로 쓰러졌다'고 세상에 전파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혈압약으로 낮춘 혈압으론 뇌세포 구석구석까지 피를 돌리지 못한다. 뇌세포의 괴사가 조금씩 발생하고 이것이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사들 소견이다.

또 하나. 이번에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미심장협회가 과연 인류의 건강을 위하는 프로페셔널 단체일까. 이 단체는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제약회사와 식품업계로부터 지원받는 로비 단체에 불과하다(조한경 저 '환자혁명'). 제약회사, 각종 의학협회, 식품의약국(FDA)은 서로 갈고리처럼 물고 물리는 거대한 이익공동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자, 미심장협회가 제약회사 편일까, 인간애 넘치는 순수한 단체일까.

비판도 거세다. 미국 내과학회 니스 댐르 회장은 "기준을 낮춘 근거가 희박하다. 인위적으로 낮출수록 부작용도 커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라는 책을 쓴 마쓰모토 미쓰마사는 말한다. "약간 신경 쓰이는 정도의 혈압이 큰 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고혈압증이야말로 제약회사의 이익 때문에 만들어진 허구의 병이다. 이것이 40년 이상 10만 명을 진찰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제약회사들의 낚시에 쉽게 낚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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