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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판 '빅 브라더' 위치정보 몰래 수집

안드로이드폰 위치서비스 꺼놔도
사용자 위치정보 자동으로 전송
구글도 인정 "내주까지 조치할 것"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쓰는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가져가 이를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사용자가 위치 서비스를 해제했거나 통신용 유심칩이 제거된 스마트폰에서도 구글은 정보를 수집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속 절대 권력 '빅 브라더'처럼 작정하기만 하면 정보를 맘대로 주무를 수 있음이 사실로 증명됐다. '구글판 빅 브라더'인 셈이다.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22일 "올해 초부터 11개월간 구글이 사용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 위치정보를 모아 구글 본사 서버에 자동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에 대해 인터넷에 연결만 돼 있어도 정보를 수집했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통신기지국이 주고받은 정보인 '셀 ID 코드'를 모으는 방식으로 위치정보를 알아냈다. 셀 ID 코드를 알면 사용자의 위치가 어디인지 쉽게 추적할 수 있다. 특히 기지국이 촘촘하게 있는 도시일 경우 이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정교한 위치추적이 가능해진다. 구글은 정보 수집 사실은 인정했다. "올해 1월부터 메시지 전달 속도와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 셀 ID 코드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즉각 폐기했다"며 "이달 말까지 정보 수집이 이뤄지지 않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이 민감한 사생활정보를 허락 없이 수집했다는 점에서 세계 주요국의 정부 차원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구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위치정보와 메시지 기능 개선 사이에 연관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 언론들은 "구글의 해명을 신뢰할 수 없다. 개인정보를 기업들의 마케팅과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했을 수도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 언론들은 또 2014년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구글이 미국 정보기관에 사용자 개인정보를 제공했다"고 폭로하는 등 과거에도 구글이 비슷한 논란을 여러 차례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우처럼 IT 기업이 자사의 기기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사례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달 새로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 미니'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스피커에는 버튼을 눌러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이 버튼 센서에 오류가 생기면서 스피커가 무작위로 사용자나 주변 소리를 녹음해 구글 서버에 보낸 것이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계속되는데도 IT 기업들이 계속해 사용자정보를 수집하려는 것은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모은 사용자정보는 마케팅과 광고 영역에서 활용되면서 기업들의 매출 증대에도 결정적 기여를 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에게 광고를 무작정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성별.연령.지역별 사용자들에게 좀 더 비싼 돈을 주고 광고를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내년 5월 시행하는 'EU GDPR(EU 개인 정보 보호규정)'을 통해 EU 내 사업장이 있거나 EU에 거주하는 유럽 시민들에게 재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보 규제를 한층 강화한다. 기업들이 사용자정보 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연간 글로벌 매출액의 4%, 2000만 유로(약 270억원) 가운데 더 높은 금액을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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