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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밥상에 오를 국가 브랜드를 위해

'K-피시(Fish)'

이번엔 수산물이다.

단어가 주는 어젠다는 분명하다. 국가 이름 '코리아'를 브랜드로 한 수산제품이다.

한국 해양수산부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제품을 내놓겠다며 11월 야심찬 출발을 알린 K-피시는 분명 K-팝(pop), K-푸드(food), 한식세계화사업의 '아류'다. 하지만 미주 한인들은 K-팝을 빼고 나머지 성공한 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실패의 이유가 무엇이 문제였는지 잘 살펴본다면 K-피시의 미래도 보이지 않을까.



한식세계화사업은 이명박 행정부가 2010년 한식재단을 만들고 관련 사업을 기관 주도가 아닌 민간 동포들의 손과 발로 추진한다는 취지아래 뉴욕, LA, 도쿄, 파리 등에 단체를 조직하고 일부 자금을 지원했다. 물론 당시 대통령 부인의 관심 사업으로 각인되면서 미디어와 관련 기관들의 움직임도 적지않은 활발함을 더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몇몇 간판만 걸려있을 뿐, 그 어디에도 그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작 한식의 존재를 무제한 바비큐 식당에서 찾아야 한다는 엉뚱한 분석과 전망도 나올 정도니 더 이상의 언급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실패다.

K-푸드는 박근혜 행정부가 기존의 한식 부흥 사업을 사실상 접으며 2013년 시작됐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오개닉 과일, 야채, 그리고 이를 재료로 만든 가공식품, 스낵, 아이디어 제품들이 포함돼 미국과 중국에서도 수십억원을 쏟아 부은 행사들이 열리곤 했다. 하지만 저변확대에 일부 기여했다는 정도의 평가를 마지막으로 역시 깊은 잠에 들었다. 투자한 만큼의 성과나 오류 분석은 없었다. 국내 마켓에 한국산 제품이 늘어났지만 K-푸드라는 국가 브랜드는 이내 보기 힘들어졌다.

한국의 해양수산부가 만든 K-피시 브랜드의 생성과정에서 있었을 공무원들의 노고를 무시할 생각은 없지만, '피 같은' 세금을 적재적시에 제대로 썼는지,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성과는 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K-푸드와 한식이 행사 위주의 보여주기 마케팅이었다면, K-피시는 품질의 대결이자 마케팅에도 승부수를 걸어야 하는 긴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9일 열린 베벌리힐스 한 호텔 행사장은 향후 들어갈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가늠케 했다. 단일 행사에 족히 20만 달러의 비용은 들어갔을 것이라는 것이 참석자들의 표현이다.

K-피시의 핵심은 엄선된 수산 가공제품을 브랜드 기준에 맞춰 해외시장에 내놓고 마케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사장에 모였던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기업 제품들과의 경쟁 또는 상충, 미국 시장에 사실상 유일무이한 '국가 브랜드' 홍보 방법, 일을 실행할 조직 기반 및 유기적 대처 능력 등에 적잖은 관심과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 수산물 입장에서는 미국인들의 식탁이 그리 호락호락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이어진다.

특히 먹거리 환경에 갈수록 민감해지고 있는 미국 FDA와 가주 정부의 최근 엄격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고민과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았다.

당일 행사장에 제공됐던 유명 셰프의 넙치 요리처럼 한국의 어부들이 잡아올린 수산품이 지구촌 주민들의 식탁에서 사랑받기 위해선 더 많은 땀방울과 지혜가 간절히 필요하다는 것을 한국정부의 주무부서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들여 시작했다면 정권이 바뀌거나 리더십이 교체되더라도 이를 꾸준히 추진하는 인내와 저력이 있어주길 기대할 따름이다.


최인성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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