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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진화하는 정신과학

[LA중앙일보] 발행 2017/11/27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17/11/26 14:57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무수한 상처와 파괴를 남기는 전쟁이 꼭 한 군데 공헌을 한 분야가 있다면 정신과적 양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이다.

미국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가 인간에게는 죽고 싶은 욕망, 죽이고 싶은 욕망,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말한 것도 한국 전쟁에 참전한 이후에 뱉은 말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2차 대전 이후에 현역이나 제대 군인들을 통해서 얻은 정신과적 지식으로 1952년에 정신질환 통계 및 열람(DSM)이 발표되었다. DSM은 그 후부터 환자의 정신질환 진단에 필수적으로 이용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 미래의 예후 측정, 육체적 질병과의 감별 등은 물론 법적 용도나 학문 연구에도 기본이 되었다.

1994년에 DSM4가 나오면서 그간 연구되어온 인간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 및 뇌전파 물질의 작용 등에 대한 생리적 요인들이 반영되었다. ADHD(주의 결핍 및 행동 과대 항진)와 ADD(주의 결핍증)로 나뉘었던 것이 ADHD라는 큰 질병 안에 통합되었고 그 안에 세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졌다. 즉 ▶Hyperactive and Impulsive type(행동이 많이 항진되었으며 충동적인 경우) ▶Inattentive type(주의가 산만한 문제는 있으나 전혀 행동이 항진되지 않고 그냥 보기에는 얌전하지만 공상이 많은 형 ▶복합형(위의 두 가지를 모두 가진 형)이다.

두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 ADHD인데 증상에 차이는 있을지라도 치료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약물과 상담요법은 이 세 가지 유형에 모두 해당된다. 게다가 어른이 된 후에도 절반 정도의 경우에는 증상이 계속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하니 ADHD와 ADD를 양분하는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어린이들의 발달장애에 대한 진단 방법도 바뀌었다. 아스퍼거씨 증세나 자폐증들이 2015년에 발표된 DSM5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로 모두 묶였다.

내 아이나 가족과는 아무 상관 없는 DSM의 역사를 살펴본 이유는 간단하다. 정신과 학문은 살아 숨 쉬며, 우리 주위의 환경과 몸이 구조에 대한 이해와 함께 언제라도 생생하게 변화함을 원칙으로 하는 정직한 학문임을 나타낸 것이다. 정신과 의사 두 사람이 동시에 한 명의 환자를 본 후에 동일한 진단을 내리는 확률은 90%가 넘는다.

정신병은 집안의 수치도 천벌도 아니다. 우리 몸의 각종 장기 중 가장 신비스럽고 연구가 덜된 기관인 두뇌의 병이 심리적 손실이나,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 불거져 나온 결과일 뿐이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들 즉, 신체·환경·심리적인 문제들 중에 하나건, 아니면 두세 가지 원인이 있었을지라도 치료 방법은 세 가지 모두 즉 심리적 치료, 환경의 개선, 신체적인 치료, 영적 치료인 종교에의 도움, 명상, 요가 등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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