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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명 무더기 입국거부 사태, 예방 가능했나

조현범 기자
조현범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11/26 16:42

국토부 3년 전 인천공항 ‘출발지 사전 입국심사제’ 제의
“면세점 수입 감소, 체면 문제” 이유로 한국 외교부 거절
동시에 제안받은 일본은 오사카 간사이공항 도입 추진중


노년 관광객 85명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고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길게는 24시간동안 구류됐다가 송환된 초유의 사태를 한국 외교부가 예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015년 미국 국토안보부의 ‘출발지 사전 입국심사제’ 도입 제안을 거절했다. 캐나다의 주요 공항들처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입국수속을 밟고, 미국내 도착 공항은 국내선 승객들처럼 이용하게 하자는 게 제안의 내용이었다.

이 제도가 시행됐다면 한국인들이 언어장벽에 따른 오해로 입국을 거부당할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입국거부 시에도 미국 문턱에서 들어가지 못해 다시 장시간 비행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LA중앙일보 2015년 1월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실익이 없다며 심사장 설치를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관련 내용을 검토할 필요조차 없게 됐다”며 “승객들의 면세점 이용 패턴과 동선 변화로 인한 면세점 수입 감소도 생겨, 전체적으로 손해가 되는 만큼 설치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행 여행객들이 입국심사를 받느라 면세점에서 쇼핑할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거절의 주요 이유였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한국 공항에 미국의 ‘조차지’가 생기는 격이라 논란의 소지가 있었고, 한국의 출국심사를 통과한 승객이 미국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한국 정부의 체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도 부정적인 견해로 작용했다.

반면 일본은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여 최근까지 두 나라가 시행여부를 조율해오고 있다. 제안 수락부터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2015년 나리타공항에서 사전 입국심사제도 도입을 제의했다. 당시 6개국 15개 공항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다.

일본은 현재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공항에서 사전 입국심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또 미국을 따라 한국과 대만 측에 일본 사전 입국심사제 시행을 제안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85명의 미국 입국거부 사태가 불거져 한국 외교부의 대응이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정확한 입국 거부 사유를 밝히지 않는 데다 방문을 주관한 명상단체는 심사관의 오해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외교부가 사전 입국심사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LA에 사는 스티븐 소씨는 “미국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광화문 미 대사관에 길게 줄을 늘어서던 광경을 기억한다. 이처럼 수십년간 멸시와 천대를 당하다가 한국이 드디어 우호국과 비자면제국으로 인정받아 이런 제안이 나왔다고 기뻐했었는데, 면세점 매출이 걱정돼 거절했다는 소식에 적잖게 충격을 받았었다”며 “초유의 집단 입국거부 사태에 대해 외교부도 간접적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본지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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