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71.0°

2020.10.26(Mon)

[프리즘] 잠시 생각해보는 2018년

[LA중앙일보] 발행 2017/11/28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7/11/27 19:02

크레이그 해밀턴-파커라는 예언가가 있다. 2016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예언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얼마 전 2018년을 예언했다. 11가지에 이르는 예언 리스트 가운데 해밀턴-파커는 지진과 화산 폭발, 이상기온 등 환경 재앙을 1위로 꼽았다.

물론 그의 예언이 주목할 만한 어떤 객관성을 갖췄다는 것은 아니다. 그가 2018년 자연재해를 가장 주목해야 한다면서 내세운 근거도 "지구 온난화뿐 아니라 태양의 활동이 늘어났다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예언한 대상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예언이라는 것이 대체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굵직한 현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작은 사안에 관심이 쏠릴 리 없다. 그래서 예언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신빙성 적은 결말보다는 시급한 세계적 현안이기 마련인 예언의 대상이다.

그의 2018년 예언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정권 몰락, 비트코인 사기 급증, 가주·호주 대형 산불, 일본 평화헌법 포기, 중국-인도 무력 충돌, 미국·러시아 시리아 분할, 악성 인플루엔자 창궐은 모두 세계적 이슈다. 예언이라는 수식어만 빼면 언론의 2018년 전망의 대상으로 손색이 없다.

미래의 전망은 흔히 현재 문제의 연장선이다. 그가 내건 대상은 하나같이 올해 세계의 현안이기도 했다. 북한 핵은 전 세계 외교 현안으로 부상했고 비트코인은 현재의 경제 성장이 사상 최악의 거품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논쟁의 상징이 됐고 시리아는 국제 정치의 혼란이 빚은 출구 없는 비극이다.

그중 자연재해가 1호 이슈인 것은 올해의 연장선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도 유럽도 허리케인과 산불에 시달린 데다 올해 들어 큰 지진만 해도 파푸아뉴기니를 시작으로 칠레, 필리핀, 멕시코, 중국, 이란·이라크를 강타했고 인도네시아에서 반세기 동안 잠들어 있던 아궁 화산이 용암분출 직전까지 왔다. 지난 18일엔 콜로라도대와 몬태나대 연구진이 내년에 전 세계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올해보다 3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 자전 속도가 줄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큰 지진이 20차례 이상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좀 무섭다. 더구나 제트추진연구소는 지난 2015년엔 이미 2018년 4월 이전에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LA 인근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상태다. 자연재해 증가는 막연한 예언의 영역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한데 해밀턴-파커의 예언을 심심풀이를 겸해 읽다가 자못 진지해진 뒤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의 예언 목록에는 밝은 전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예전엔 신빙성이 있든 없든, 예언이든 논리적 근거가 있는 전망이든 개중에는 장밋빛 미래도 한두 가지는 끼어있지 않았나. 세상은 빛도 있고 어둠도 있으니 장밋빛까지는 아니더라도 긍정적인 전망 정도는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과장된 희망이라도 새해를 앞둔 기분을 맞춰줄 만한 예상이 적절한 비율로 나왔다. 그런데 그런 게 없다.

아니, 그보다도 연말이면 요란스럽게 나오던 새해 전망 자체가 예전처럼 쏟아져 나오지 않는다. 전인미답의 길을 가는 뉴노멀의 시대가 시작되던 금융위기 이후부터 그랬을까. 언제부터인가 내년은 뭐라도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줄고 새해는 그저 올해의 연속이라는 현실만 남은 듯해 씁쓸하다.

그렇게 보면 아직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경제 지표는 좋아졌다지만 마음에는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았고 앞날을 바라보는 눈길은 그 이전처럼 밝지 못한 듯하다.

관련기사 프리즘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클라라 안 플래너

클라라 안 플래너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