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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그 후] 세습, 왜 당당하지 못한가?

[LA중앙일보] 발행 2017/11/28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7/11/27 20:37

지난주 종교면에 한국의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의 '부자(父子) 세습' 논란을 보도했다.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욕망'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등록 교인수만 무려 10만 명, 연간 재정이 350억 원에 달하는 교회라 그런지 논란은 크다.

미주 한인 교계에서도 명성교회 세습은 논란이다. 김삼환 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가 여러모로 한인교계와 연이 깊어서다.

기사 작성을 위해 반대 입장뿐 아니라 세습을 지지하는 주장도 듣고자 했다. 현재 한인교계에서 활동 중인 명성교회 출신의 목회자들을 찾았다.

지난 5월 버지니아 페어팩스 지역 S교회로 부임한 J목사는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이다. 그는 부임시 김삼환 목사로부터 창의적 목회를 배웠다고 공언했던 인물이다.

세습에 대한 견해를 조심스레 물었다.

J목사는 대뜸 불쾌하다는 듯 "나눌 이야기가 없으니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올해 초 LA지역 대형교회인 Y교회로 부임한 P목사 역시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이다. 심지어 그는 아들 김하나 목사와도 유학 생활을 같이했기 때문에 부자 목사와 모두 가깝다.

그러나 P목사는 "(답변을 하면) 목회적으로나 우리 교회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며 회피했다.

물론 민감한 이슈인 것은 안다. 그러나 그런 식의 답변은 상당히 비겁한 처신이다. 그 누구보다 명성교회와 부자 목사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면서 측근으로서 소신있게 견해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분명 둘 중 하나다.

세습에 대한 암묵적 지지 아니면 반대 여론이 두려운 나머지 세습 비호 발언이 본인 입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일 테다.

도대체 그들은 왜 당당하지 못할까. 그러한 반응은 오히려 이번 세습이 얼마나 떳떳한 결정이 아니었는가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종교는 신(神)으로부터 얻게 되는 강력한 신념이 바탕 된다. 그게 없으면 형이상학적인 종교를 현실에서 어떻게 지탱할 수 있겠는가. 만약 명성교회 세습이 그러한 소신에서 비롯된 결정이라면 아무것도 문제될 게 없으니 떳떳하고 자신있게 "옳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나.

행여 외부의 눈총과 여론이 신경쓰였다면 애초에 세습 자체를 추진하면 안 됐다.

김 목사 부자의 측근들을 보니 세습은 잘못된 결정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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