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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편지]독일 민요서 영감 얻어 ‘천상의 삶’ 노래

말러교향곡 그 네번째 이야기

말러가 그의 첫 번째 교향곡을 작곡하기 시작했을 즈음, 그는 19세기의 독일 민요시집을 발견했다.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Des Knaben Wunderhorn)
』라는 시집이었는데, 그 민요시집에 심취했던 말러는 그 후 12년 동안 그 시집에서 발췌한 여러 편의 시를 소재로 작곡을 하게 된다. 그 당시 작곡했던 그의 교향곡들도 시집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말러는 네 번째 교향곡(사장조)을 1899년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1900년에 완성하였다. 1885년부터 1900년 사이에 말러가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시집에서 가사를 따서 성악곡들을 작곡하였고, 교향곡을 작곡할 때 본인의 성악곡들에서 멜로디를 가져다가 사용하기도 하였다. 4번 교향곡 역시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의 가사가 붙여진 노래 중 한 곡을 바탕으로 작곡되었는데, ‘천상의 삶(Das himmlische Leben)’이라는 노래이다. 말러에게 천상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말러는 4번 교향곡 작곡 후 규모가 장대한 교향곡 1, 2, 3번과는 달리 길이도 짧고 곡의 분위기도 난해하지 않아서 비로소 청중들에게 호평을 받을 것이라 기대했었다고 한다. 무거운 느낌의 트롬본과 튜바를 사용하지 않고, 팀파니의 사용도 자제하였다. 그러나 1901년 11월 25일 뮌헨 초연은 그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말러다움에 익숙해졌던 청중들은 시끄럽고 요란한 작품을 기대했었는지 크게 실망하였고, 심지어 4악장을 연주할 때는 야유가 나왔다고 한다. 또한, 평론가들도 4번 교향곡의 음악을 인정해주지 않고 악평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 작품은 4악장으로 기존의 고전형식 구조를 따르고 있다.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진 1악장은 플루트와 방울 소리로 시작한다. 벨 주제와 제2 주제인 천국의 주제가 발전하고 결합하여 작품을 이룬다. 스케르초-트리오-스케르초-트리오-코다의 구조로 구성되어있는 2악장은 ‘죽음의 춤’이라는 닉네임이 붙여진 악장이다. 솔로 바이올린 부분을 한음 높게 조율한 것으로 보아도 이 악장의 죽음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3악장은 변주곡 형식의 느린 악장이다. 말러의 느린 악장들은 워낙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특히나 4, 5, 6번 교향곡의 느린 악장은 대중 등에게도 알려져 있을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두 개의 주제가 대비되며 나타나는데 ‘지상의 삶’과 ‘천국의 삶’을 의미한 것이라고 한다. 4악장은 소프라노가 등장하여 기악만으로 표현했던 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1900년 당시에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마치 천국의 삶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이라는 평이 아주 적절하다.

20세기 초에 주류를 이루었던 신고전주의의 영향으로 비교적 고전적인 양식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어떤 부분은 슈베르트의 느낌으로, 또 어떤 부분은 보헤미안의 민요풍의 멜로디로 구성되어있어 말러의 음악 중에 대중들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향곡이다. 말러의 음악은 늦가을 날씨와 매우 잘 어울린다. 지난 몇 주간 소개되었던 말러의 1, 2 교향곡들과 어떤 부분이 비슷하고 또 어떤 부분이 색다른지 느껴보며 감상하길 바란다.

이영은/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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