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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위대한 유산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 사람이 원하는 바를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문법과 체계를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한다. 많은 종류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가운데 고급 언어라 불리는 언어들의 대부분은 '상속(inheritance)'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정한 역할을 하거나 값을 갖도록 구현된 개념을 그것의 하위 개념들이 유사한 역할들을 수행하고 값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교통 수단이라는 클래스를 설계하고 승용차, 트럭, 기차 등의 하위 클래스들이 바퀴를 굴리는 기능을 상속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비슷한 구현을 계속해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일의 효율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각각의 클래스를 유기적으로 구현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에서의 상속은 그리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특별히 내가 나고 자라온 조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상속을 생각하며 몇 년 전 이런 글을 썼다. "북은 강제로 자녀에게 정권을 물려주고, 남은 자발적으로 자녀에게 정권을 물려준다. 회장은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목사는 자녀에게 교회를 물려준다. 과연 나는 내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바른 생각, 옳은 과정. 꿈이라도 꾸는 것은 허락되는 걸까."



그사이 정치 경제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회사는 특정 개인 아니라 회사의 구성원과 주주들의 소유라는 것도 점차 확인해 가고 있다. 그러나 대형교회의 세습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어나고 있는 교회의 상황은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교회가 사회를 변혁시키는 자리에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있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뜬금없이 '위대한 유산'이 생각난다. 주인공 '핍(Pip)'이 고아의 신분에서 갑자기 엄청난 유산을 받았지만 결국 위대한 유산은 돈이나 권력으로 쟁취할 수 없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다. 19세기의 소설가도 알았던, 아니 우리 모두가 다 아는 그 사실을, 하나님의 뜻을 안다는 자들은 어찌하여 모르는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 자신이 기업이며,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유업인 것을.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박사 / 데이터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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