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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게임체인저'가 살아남는 시대

개인적으로 올해 경제계를 상징하는 단어 하나를 고르라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꼽고 싶다. 제조업과 소매업은 물론 IT(정보통신), 투자 등 많은 분야에서 기존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꿔버린 막강한 '선수'들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게임체인저 대부분이 출범 10~20년 안팎의 비교적 신생 기업들이라는 점도 주목 거리다.

그중에서도 가장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져온 것이 온라인 유통의 최강자 아마존의 움직임이다. 아마존은 지난 6월 홀푸드마켓 인수를 발표하면서 사업영역 확대의 신호탄을 쐈다. 가뜩이나 골목상권까지 위협할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아마존이 마침내 오프라인 무대에까지 오른 것이다. 그동안 온라인 유통의 한계로 지적되던 식료품 분야를 선택한 것도 상징적이었다. 관련 업계 입장에서는 '잠재적 경쟁자'가 무시무시한 경쟁자로 돌변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중단할 아마존이 아니다. 이미 의약품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는 등 '당분간은 온라인 유통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야로 계속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당연히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이어지는 소매업계의 대형 인수합병 소식들도 이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이제 유통업계는 아마존과 기타로 나뉜다'는 우스개 소리에 '아마존의 다음 타겟은 어디일까?'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차라리 아마존의 인수 제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곳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23년 전 온라인 책 거래로 출범한 아마존이 소매업계의 판도를 재편하는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도 올해 화두 중 하나였다. 마치 블랙홀처럼 단번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기 때문이다. 요즘 조금이라고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제가 비트코인일 정도다.



지난 1년간 증시 호황으로 주가가 100~200%씩 오른 기업들도 많지만 비트코인의 위세에 눌려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에만 20배 가량 올랐다고 하니 이제 웬만한 수익률은 대박으로 느껴지지 않는 셈이다. 워낙 빠른 속도로 가격이 오르고 등락폭도 심하다 보니 '위험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게임체인저'인 것은 틀림이 없다고 생각된다.

이같은 가상화폐 투자 열풍은 급속도로 변하는 디지털시대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기존의 것도 이해하기도 전에 새로운 것이 등장한다. 몇 년 전 아들의 비트코인 투자 권유에 코웃음을 쳤던 것도 지금 생각하니 이해 부족이 빚은 '참사'였다.

어느 분야든 '게임체인저'들은 경쟁자와 다른 길을 가거나 경쟁 상대가 없는 분야를 개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두주자들과 같은 길을 걸어서는 후발주자라의 단점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인 업체들은 이민자 기업이라는 특성 탓에 후발주자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도 스포츠처럼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 숙명이다. 그런데 선두주자의 뒤만 좇아서는 시장을 장악하기 어렵다. 결국 벤치마킹은 하돼 모방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만났던 분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어렵다"였다. 새해에는 한인 경제권에도 많은 '게임체인저'들이 등장해 내년에는 "좋다"는 말을 더 많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필 경제부장 kim.dongp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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