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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도핑’으로 얼룩진 올림픽 역사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동계 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스포츠맨들이 4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준비한 기량을 자신의 나라를 대표해서 겨루는 세계인의 축제이다. 이러한 축제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대회 출전 여부를 놓고 불투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선수단 안전을 놓고 헤일리 유엔 대사가 미 선수단 파견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이유로‘북한의 위협’을 들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는 러시아 반도핑기구 산하 모스크바 시험실 소장을 지낸 로드첸코프 박사의 내부고발로 인해, 도핑 조작 스캔들이 만천하 드러나면서 국제 올림픽위원회 (IOC)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기 때문에 대회 참가가 불투명해진 상태이다. 그는 러시아 전통 음료의 이름을 딴 ‘공작부인’(Duchess) 이라는 이름의 스테로이드 칵테일을 개발해서 선수들에게 공급했다. 이 칵테일은 과거 동독 선수들이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강력한 스테로이드계 약품을 혼합해서 만들었다. 그리고 약물 검사를 위해 채취한 소변을 바꿔치기해서 도핑테스트를 통과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 덕분에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는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도핑 기술이 가장 발달한 동독은 가장 자연스러운 도핑 방식으로 임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임산부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았던 만큼 가장 이상적인 도핑 방법이었다. 이런 일은 주로 코치들을 시켜 여자 수영선수들을 임신시키는 것, 선수들을 시상대에 올릴 수 있는 수단이었다. 구소련 여자체조 대표팀도 금메달을 휩쓸 때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임신했다 유산하면 적혈구가 증가하여 운동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임신을 시키고 올림픽이 끝난 후 특수 클리닉으로 유산시켰다고 러시아 체조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백했다.

그리고 동독 여자 수영선수들의 몸매가 거의 남자와 비슷하게 보였던 이유는 바로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을 투여했기 때문이다. 피하지방의 발달을 억제하고 근육의 발달을 촉진해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어 근육의 힘을 향상시킨다. 마리야 샤라포바, 장대높이뛰기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도 도핑 스캔들에 연루 되었었다. 그 외에도 유명한 운동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스포츠계에서 도핑이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도 정치 상황과 무관 하지 않다. ‘스포츠 세계의 반도핑 정책의 전개과정’ 논문을 보면 1960년대 이전 도핑은 이기기 위한 ‘개인의 선택’으로 인식됐지만 냉전 시대에는 올림픽이 정치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면서 경쟁적으로 선수들에게 약물을 사용하려는 시도가 늘었다고 한다. 따라서 메달리스트는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다. 도핑테스트 역사가 50년이 되었다. 앞으로 최다 메달 획득 수가 국가 위상을 높인다는 개념이 없어지지 않는 한 도핑은 계속되리라고 본다. 가장 많은 선수단이 참가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불참하거나 보이콧을 하게 되는 일이 발생 하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변하게 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한국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다. 말로만 ‘스포츠맨십’을 외치는 올림픽이 안 되길 바란다.




김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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