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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 많은 음식 먹어도 효소 모자라면 소화불량

"세포가 잘 흡수하게 영양소 쪼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떨어뜨려
염증·병원균 없애고 면역력 높여"

'생명의 불꽃' 효소 건강학

현대는 영양과잉 시대다. 먹거리가 부족하던 때와 달리 넘치게 먹는다. 당연히 영양 관리법도 달라져야 한다. 이젠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보다 '먹은 음식을 어떻게 인체 내에서 흡수해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 영양소의 소화·흡수와 신체 대사를 돕는 효소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몸속에 효소 생산·보유량이 많을수록 신체의 효율이 좋아진다. 몸의 모든 요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숨은 일꾼' 효소의 기능과 건강 효과에 대해 살펴봤다.

몸을 움직이려면 세포는 끊임없이 화학반응을 해야 한다. 효소는 이런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촉매 단백질이다.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고 인체 조직을 구성하는 일련의 과정에 효소가 작용한다. 예컨대 아밀라아제는 탄수화물을 분해해 소화를 돕고,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는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염증을 없애 면역력을 높이는 효소인 프로테아제도 있다. 장작이 아무리 많아도 불꽃이 있어야 태워서 열을 얻을 수 있다. 효소를 '생명의 불꽃(spark of life)'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혈압 조절, 모발·미용에 도움



효소의 기능은 다양하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소화 작용이다. 아밀라아제·프로테아제·셀룰라아제 등 소화를 돕는 효소가 섭취한 영양소를 세포에서 흡수 가능한 형태로 잘게 쪼갠다. 만일 소화 효소가 부족하면 홍삼·오메가3 등 몸에 좋은 것을 챙겨 먹어도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한다. 체내 흡수량이 적다는 의미다. 식재료 고유의 영양소는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몸에 쌓인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효소가 부족하면 영양 흡수가 뎌지고 이전보다 덜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다"고 말했다.

인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혈압 조절이 대표적이다. 혈액에 포함된 안지오텐신 효소는 혈압을 낮추고 올린다. 이 효소의 균형이 깨지면 혈압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 항염증·항균 작용도 한다. 효소는 백혈구를 운반해 병원균을 죽이고 상처 입은 세포를 재생한다. 면역력을 높이기도 한다. 상처가 난 부위에서 고름을 분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한다. 암을 죽이는 NK세포 활성도도 높인다.

이외에도 모발을 풍성하게 해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강상모 교수 연구팀은 중년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의 효소 제품 섭취가 두피·모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한 그룹은 매일 하루 2회(아침·저녁) 식사와 함께 효소 제품을 섭취하도록했고, 다른 그룹은 평소와 같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도록 했다. 그 결과 두피의 단위면적당 모발 개수가 효소식품 섭취군은 시험 전 18.64개에서 시험 후 20.73개로 11.2%증가했다.

같은 기간 효소 제품을 섭취하지 않은 군은 시험 전 20.36개에서 시험 후 19.62개로 모발 개수가 줄었다(한국미용학회지, 2014). 연구팀은 효소 제품이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영양소인 아미노산의 흡수를 높여 머리카락 개수·굵기를 개선한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효소의 양이 줄어든다는 데 있다.

신현재 조선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노화로 효소를 만들 수 있는 체내 세포 수가 줄면서 서서히 효소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체내 효소 보유량은 20대가 60%라면 40대는 40%, 60대는 25%로 줄어든다. 인스턴트·가공식품을 즐기는 식습관도 문제다. 효소는 열에 약하다. 45도가 넘는 열을 가해 가공·조리하면 효소가 파괴됐을가능성이 크다. 이런 식품은 오히려 효소를 사용하는 양이 더 많다.

나이 들수록 효소 생산량 감소

효소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건강의 뼈대가 흔들릴 수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효소가 부족하면 효소가 관여하는 신체의 다양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첫째는 소화 장애다. 소화효소는 음식물을 분해하고 영양분이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고령층은 입·위·췌장에서 소화 효소의 분비가 줄어 소화기능이 약하다.

둘째는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지방을 섭취하면 리파아제가 지방산으로 분해한 다음 흡수한다. 지방산은 식도·장을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소가 분비되도록 한다.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뇌에 보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리파아제가 부족하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과식으로 이어져 비만으로 악화할 수 있다.

셋째로 근육이 약해진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프로테아제가 부족할 때 나타난다.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허벅지·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 잘 넘어지고,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이때 효소 함유량이 높은 식품이 큰 역할을 한다. 몸에서 충분히 생산하지 못해 부족한 체내 효소 보유량을 채워준다. 식품효소는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 싹이 난 어린잎 채소나 토마토·양배추·브로콜리·당근·양파·바나나·사과·망고 등에 풍부하다. 고기를 재울 때 양념에 과일을 갈아 넣고 숙성시키면 더 부드러워지는 이유다. 청국장·된장·김치 같은 발효식품도 마찬가지다. 단 채소·과일은 익히지 말고 생으로 먹어야 한다.

효소 제품을 먹는 방법도 있다. 현미·보리·대두·밀·옥수수·율무 등 곡물 발효효소가 함유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인이 주식으로 하는 곡물에 식용 미생물을 접종해 발효시켜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 소화를 돕는 다양한 효소를 포함하고 있다. 효소는 숙성·발효 과정에서 많이 생성된다. 보다 효과적으로 효소를 보충할 수 있다. 신 교수는 "효소 제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소화효소를 생산하는 몸의 부담을 줄이고 부족한 효소의 기능을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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