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결단하고 도움 청해야 중독 벗어날 수 있어”

워싱턴-볼티모어 일원 첫 한인 단도박 모임
부부 포함 5명으로 시작해 9주째 이어져
매주 수요일…베다니연합감리교회에서

“나는 도박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혼자 힘으로는 절대 벗어날 수 없더라고요”

 지난 20일 저녁 엘리컷시티에 있는 베다니한인연합감리교회(박대성 목사). 워싱턴-볼티모어 일원에서 처음으로 결성한 ‘메릴랜드 단도박 모임’이 열리는 곳이다.

 단도박 모임은 지난 10월 25일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1시간 30분씩 모임을 이어온 지도 어느덧 9주째다. 참가자는 모임을 이끄는 박 목사를 포함해 모두 5명이다. 그동안 단 한 명도 빠지지 않았다. 단도박 모임 구성원들은 도박중독이라는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날 모임을 기자에게 공개했다. 다만 사진이나 실명 공개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17살 때 도박을 시작했다는 A(57)씨는 “한국에서도 돈이 생기면 도박장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미국 와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박 중독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보스턴에서 전화로 모임에 참여하는 B(61)씨. 그도 20년 전부터 도박장을 들락거리다 친구와 가족을 잃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정신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도박을 끊은 지는 4년 정도. 지금은 도박장 가고 싶은 마음이 잘 안 들지만, 무너진 가족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친의 도박을 어렸을 때부터 봤다는 C(57)씨. 절대로 닮지 말아야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민 온 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도박장을 향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덧 20년이 됐다. C씨는 “그냥 놀이문화로만 치부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비즈니스와 가족들에 소홀하게 되면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고”고 말했다. 지난 10월 교회에서 연 단도박 행사를 통해 도박을 끊어야겠다는 굳은 마음에 부인과 함께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C씨는 “도박을 끊은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내 의지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끊임없이 인증사진을 찍듯 도박중독자라는 고백을 통해 마음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도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다”며 “도박을 끊겠다는 결단과 더불어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순간이라도 빨리 결단해야 극단적인 생각이나 가족 파탄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임을 이끄는 박대성 목사는 “단도박 모임이 늪에서 헤어나오려는 이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언제나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문의: 410-979-0691
▷주소: 2875 Bethany Lane, Ellicott City, MD 21042


허태준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