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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그 후] '파사현정'과 '내로남불'의 차이

[LA중앙일보] 발행 2017/12/26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7/12/25 16:26

정유년의 끝자락이다.

한국의 학자들은 올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본래 이 용어는 불교 삼론종에 담긴 용어다.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낸다는 것으로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름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한국 사회의 현실과 소망이 동시에 반영된 용어일 테다.

'파사현정'에 담긴 뜻을 미주 한인사회에도 빗대어 본다.

한인들은 기독교와 밀접하다. 한인 이민 역사는 교회와 함께 시작됐고, 한인 사회는 그 힘을 기반으로 형성됐다. 지금은 한인 10명 중 7명(퓨리서치센터 조사)이 교회에 소속돼 있을 정도다.

올해 교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코 '종교개혁 500주년'과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다.

올해 교계에서 이 두 가지 이슈는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파사(破邪)'의 적합한 소재로 쓰였다. 그러나 일부의 소비 행태는 분명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나'를 돌아보지 않는 '파사'만 난무해서다.

그러한 행태는 실제 교계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각종 문제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교회와 목회자를 비호하는 이들이 명성교회의 세습에 대해서는 비난을 가했다.

본인이 속한 기독교 기관에서 발생했던 논란에 대해 덮기에만 급급했던 한 유명 목회자는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에서 오늘날 교계 현실을 두고 입바른 소리를 곧잘 한다.

비상식적인 청빙으로 교계를 시끄럽게 했던 당사자들이 종교개혁 500주년의 간판을 내걸고 열심히 개혁의 의미를 설파하는가 하면,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지 않은 채 세습에 대한 반대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도 있었다.

바른 것을 드러내기 전 그릇된 것을 깨는 행위는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자성의 목소리 없이 그릇된 것만 깨는 건 바른 것을 드러내기는커녕 또 다른 모순만 양산할 뿐이다.

종교인은 신 앞에서 가장 먼저 자신을 반추한다. 거기서 '나'를 파사할 때 비로소 '현정(顯正)'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럴 때 바름의 힘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자기 성찰이 결여된 비난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에 불과하다.

다가오는 무술년엔 진정한 바름이 드러나는 한인교계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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