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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감각에 얽힌 기억

김사무엘 박사/ 데이터 과학자
김사무엘 박사/ 데이터 과학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1/02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8/01/01 13:08

"향기가 난다. 어디서 맡았던 향이더라."

그러다 문득 그 향기와 연관이 있는 기억들이 떠오른다.

"기억이 난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그러다 문득 그 기억과 관련이 있는 향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누구나 한번 겪었을 법한 이런 경험은 뇌과학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고 있는 주제이다. 비록 사람의 기억 메커니즘은 현대 과학이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할 만큼 복잡하지만, 감각으로 자극될 수 있는 여러 생체 신호들이 기억을 유도하기도 하고 기억이 생체 신호들을 변형해서 감각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나와있다.

나와 오랫동안 같은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했던 사랑하는 한 형제가 있다. 우리는 교회에서 진행하는 성경 공부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일대 일로 진행되는 이 성경 공부를 그와 나의 직장의 위치가 가깝다는 이유로 평일 점심 시간에 식사를 하며 공부했다. 장소는 늘 '피시 타코' 음식점이었다. 유독 피시 타코를 좋아했던 그 형제의 선택이었다. 복음에 함께 기뻐하고, 치열하게 논쟁도 하고, 삶을 나누었으며, 그렇게 몇 달을 매주 한 번씩 피시 타코를 점심으로 먹으며 교제했다.

성경 공부는 끝나고, 직장을 타주로 옮기게 되어 자주 보지 못하게 된 지 일 년 남짓. 그 형제가 갑자기 뇌출혈로 하나님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부모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을 이 땅에 남겨두고 그 형제는 급하게도 그의 본향으로 돌아갔다.

직장 사무실에 앉아 이 망연자실한 소식을 들은 순간에 문득 피시 타코 냄새가 났다. 그 형제가 무척 좋아했던, 그래서 매주 함께 먹으며 성경 공부를 했던 그 피시 타코. 피시 타코를 먹을 때마다 그 형제가 기억날 것이고, 그 형제를 기억할 때마다 그 향이 나리라. 이 기묘한 기억의 메커니즘은 지금 우리의 본향에서 그리스도의 품 안에 먼저 안겨있는 그 형제와 아직 이 땅에서 본향을 바라고 살고 있는 나와의 연결 점이 되었다.

교제는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향기를 남기고, 향기는 다시 기억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 기억은 우리를 영원한 교제로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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