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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마음의 치유]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서로 어울려 살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누군가와 관계성을 갈망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자신이 받아들여지며 자신이 다른 존재와 통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어 하는 본능적 끌림이 있는데 이것이 ‘애착’이다. 애착은 관계 속에서 받아들여질 때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이다. 애착 관계는 영아들이 자신에게 민감하고 반응을 지속적으로 잘 해주는 양육자(부모 등)와 생후 6개월과 2년 사이의 기간 동안 형성된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분석가, 심리치료사인 존 보울비(J. Bowlby)는 이 시기 부모의 반응이 애착의 형태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영아가 배가 고파 울거나, 혹은 몸이 불편하여 울 때 양육자의 반응에 따라서 영아가 갖는 애착의 형태가 달라진다. 영아기에 양육자 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았는가? 아닌가? 따라 향후 그의 삶이 달라진다.

양육자의 반응이 영아에게 충분한 사랑으로 만족을 줄 경우에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신뢰’가 형성되므로 정서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성장하면 ‘불신’이 형성된다. 즉, 불안, 불신, 적대감, 분노 등 부정적인 정서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애착 형태는 아기의 지각, 감정 및 성인이 된 후 향후 관계에 대한 생각과 기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Harry F. Harlow)의 가장 널리 알려진 원숭이를 이용한 애착실험(사랑과 모성애애 관한)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가 터치(touch)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가장 궁극적인 ‘사랑’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연구였다. 실험은 먼저 갓 태어난 원숭이를 어미로부터 격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격리된 원숭이들은 각각 4마리씩 두 종류의 다른 우리에 들어간다. 한쪽 우리는 철사로만 되어있고 우유가 나오는 어미가 있고, 다른 쪽은 헝겊으로 덮여 있는 어미지만 우유가 없는 어미가 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두 우리에서 키워진 원숭이들은 이후 두 어미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을 때, 어느 우리에서 키워졌든 상관없이 모두 헝겊 어미 쪽을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원숭이들은 배가 고프면 철사 어미 쪽으로 가서 우유를 먹고 나서 하루 종일 헝겊 어미 쪽에서 보냈으며, 공포스러운 상황을 연출할 경우 원숭이들은 모두 헝겊 어미 쪽으로 향했다. 재미있는 것은 헝겊 어미에게도 우유가 나오게 하자 철사 어미와 함께 지냈던 원숭이들은 우유를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설사를 자주 했다는 사실이다. 보우들리는 애착을 ‘부모와 영아 사이의 애정의 끈’이라고 묘사한다. 애정의 끈은 눈에 보이는 행동(엄마에게 매달리는 행동, 울면서 엄마를 찾는 행동, 만나면 반갑게 웃거나 안기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발달심리학자인 매리 애인스워스의 연구에서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은 자녀의 진로발달의 다양한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안정된 청소년은 범죄나 비행, 문제행동을 적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란된 애착형을 형성한 청소년들은 공격행동이나 파괴적 행동을 보인다. 불안정한 애착형을 지니고 있는 청소년과 대학생이 빈번한 불안장애와 높은 수준의 우울 증상을 나타냈다는 결과에서 보듯이, 애착의 질적 특성이 병리적 증상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영아기 최초의 애착관계를 경험에 따라 애착의 질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에 생애 초기의 애착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무리 강조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상섭/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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