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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새해 마음공부 표준

새해를 맞아 원불교 종법사(최고지도자)는 전 교도와 인류에게 다음과 같은 신년메세지를 발표했다.

첫째, 나를 이기는 훈련으로 대자유인(大自由人)이 되자. 둘째, 매사에 은혜를 발견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대보은인(大報恩人)이 되자. 셋째, 낙원 세계를 만들어가는 대불공인(大佛供人)이 되자.

출가수도인으로서 온 한해 이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첫째,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 대학시절 영어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영어 해석을 시켰을 때 부정적인 대답을 하는 학생은 결석으로 처리하겠다고 하셨다. 3번 결석이면 낙제였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은 학기 내내 긴장을 하고 예습을 철저히 했던 기억이 있다. 부정적인 대답이란, 잘 모르겠는데요, 과제를 잊어버렸는데요 등이다. 실제 일을 하다보면, 때로는 꾀가 나서, 때로는 바빠서 "No"를 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긴 하지만 가능하면 이 원칙을 지키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프로가 되고 싶다. 선후배 동지님들에게 책 선물이라도 할라치면 책표지에 'Be Professional'이라고 적는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자신의 분야에 애정과 전문성이 있으면 매력적으로 보인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크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불교 교무가 톨스토이를 모르고 모차르트를 모르는 것이 치명적은 아니다. 하지만, 교리에 대한 해석이나 좌선에 대한 실력, 성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진실, 청렴 같은 것들이 일반인들보다 부족하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무로서 내 전공에 관해서는 언제 어디에서나 자신할만한 실력을 갖추는데 힘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몇년 전에 1년 여간 원불교 대표 기관지에 교리 해설을 연재한 적이 있다.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제안을 승낙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교리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는 결코 아니었고, 아마도 원불교 교무로서 자존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원불교 성직자에게 원불교법을 전하는 것 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비약일지 모르지만 경찰에게 도둑놈 잡으라 하고, 의사에게 환자 수술하라 했을 때, "실수할까봐서요" "부담스러워서요" "바빠서요"라면서 거절한다면 어떻겠는가. 교무에게 교리를 해설하라는데, 부담스럽다, 시간이 없다라는건 교무로서 자존심이 허락을 안했던 것 같다.

셋째, 기위 출가의 길에 들어섰으니, 교무로서 크게 성공하고 싶다. 중요한 관건중 하나가 바로 공심(公心ㆍ자신보다 세상을 우선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원불교 교무님들 중에는 출중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있다. 의사 선생님도 있고, 박사님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교무님들의 재능이 다른 이들의 그것에 비해 빛이 나는 것은, 그 능력 자체가 훌륭해서라기보다, 그것이 공심에 기초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별스런 능력이라도 공심에 기초하지 않는 능력은 성직자에게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단 출가수도인에게만 해당되는 덕목은 아닐 것이다. 독자님들 모두 올 한해 원하는 일들 원만 성취하시길 기도한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교무 /원불교 LA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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