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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 추월자 '아이언맨' 안방서 썰매 황제 굳힌다

평창=김지한 기자
평창=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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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8/01/09 스포츠 2면 기사입력 2018/01/08 21:29

평창 겨울올림픽 D-31

평창 올림픽 라이벌 열전

설날 대관식 꿈꾸는 윤성빈

이번 시즌 월드컵 첫 뒤집기 성공
4년 만에 세계 70위서 1위 도약
홈 이점 최대 활용 금빛 질주 전략

라트비아의 '수퍼맨' 두쿠르스

썰매 교과서 같은 기술의 끝판왕
2009년부터 8시즌 연속 세계 1위
"첫 올림픽 금 놓칠 수 없다" 별러

한국 썰매 종목 첫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 그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2012년 9월 스켈레톤에 입문해 5년 만에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른 그는 '최고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는 말을 되새기며 평창올림픽에서 진정한 '대관식'을 꿈꾸고 있다. 그가 최고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가 있다. 남자 스켈레톤의 '끝판왕'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다.

'스켈레톤의 황제'로 불리는 두쿠르스의 별명은 '수퍼맨'이다. 모든 트랙을 지배하는 '수퍼 히어로'라는 의미다. 그래서 평창올림픽 스켈레톤은 '수퍼맨'과 '아이언맨'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언맨은 물론 윤성빈의 별명이다. 윤성빈은 영화 아이언맨을 좋아해서 헬멧 디자인도 아이언맨이다. 윤성빈은 "다른 나라 선수가 아이언맨 피규어 인형을 사서 선물해 준 적도 있었다. 아이언맨은 나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아이언맨과 수퍼맨의 대결은 설 연휴 기간인 다음달 15일과 16일 열린다. 이틀간 네 차례 레이스를 통해 우열을 가린다. 썰매에 엎드려 최고 시속 140㎞의 스피드로 1500m 안팎의 얼음 슬라이딩 트랙을 내려오는 스켈레톤. 이 무대는 한동안 '두쿠르스의 세상'이었다. 봅슬레이 선수 출신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4세부터 스켈레톤 선수로 활약한 두쿠르스는 17세에 라트비아 국가대표가 됐다. 그는 2009~2010 시즌 4차례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그 해부터 8시즌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2013년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윤성빈에게 '큰 산' 두쿠르스를 넘는 건 꿈같은 일이었다. 두쿠르스는 '스켈레톤의 교과서'와 같았다. 윤성빈은 지난 2015년 3월 인터뷰에서 "영상을 보면서 두쿠르스의 기술을 배웠다. 그 때 만해도 '넘사벽(넘기 힘든 벽이라는 뜻)'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윤성빈은 혹독한 훈련과 엄격한 자기 관리로 기량을 발전시켰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 하루에 팔굽혀펴기를 1000번 이상 했고, 스쿼트(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 무게를 130㎏에서 240㎏까지 높였다. 그 덕분에 2013년 70위였던 세계랭킹이 2018년 1월 현재 1위로 뛰어올랐다.

두쿠르스를 대하는 윤성빈의 태도도 달라졌다. 윤성빈은 지난 2016년 2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5~16 시즌 월드컵 7차대회에서 두쿠르스의 7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저지했다. 윤성빈은 "살면서 그렇게 큰소리를 쳐본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2015~16 시즌 월드컵에서 두쿠르스에 1승7패로 밀렸던 윤성빈은 2016~17 시즌엔 3승5패로 격차를 좁혔다. 그리고 올 시즌엔 3승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두쿠르스의 자세도 달라졌다. 윤성빈이 빠른 속도로 부상하자 경계하는 자세가 역력하다. 윤성빈은 "두쿠르스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 선수는 나한테 인사도 안한다"고 말했다. 두쿠르스 역시 평창올림픽 무대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등을 휩쓸고도 3차례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은메달 2개만을 따냈기 때문이다. 두쿠르스는 지난해 3월 평창 월드컵에서 윤성빈을 0.01초 차로 제치고 우승한 뒤 "평창에서 첫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두쿠르스에 맞서는 윤성빈은 홈트랙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금메달을 따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특히 '스타트' 기술을 보강해 두쿠르스를 꺾는다는 각오다. 윤성빈은 15일부터 평창에서 실전 훈련을 시작한다. 평창올림픽 썰매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다음달 13일까지 다른 나라 선수단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개최국 선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하루에 6차례 이상, 보름간 100회 가량 썰매를 타면서 트랙을 몸으로 외우겠다는 것이다.

썰매 종목에서 스타트는 전체 레이스를 좌우한다. 스타트에서 탄력을 받아 빠르게 차고 나가면 추진력이 살아나 전체 레이스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윤성빈의 스타트는 나날히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 5차례 월드컵, 9차례 레이스에서 스타트 기록이 한번도 2위 바깥으로 밀리지 않았다. 윤성빈은 "비시즌에 200m 육상 트랙을 달리며 스타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고된 훈련을 소화한 결과 스타트 능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2018년 개띠 해를 맞아 윤성빈은 24세가 됐다. 두쿠르스는 열 살 많은 34세다. 윤성빈이 뜨는 해라면 두쿠르스는 지는 해다. 개띠인 윤성빈은 압도적인 스타트 능력을 바탕으로 두쿠르스의 기를 꺾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윤성빈은 "지난해 3월 평창월드컵에서 두쿠르스에 0.01초라 뒤져 은메달은 딴 것이 약이 됐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용(40)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지난해 윤성빈의 눈물이 아쉬움의 표현이었다면 올해 평창올림픽에선 기쁨의 눈물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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