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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세이] 비트코인의 가능성과 불확실성

비트코인이 투자시장을 뒤덮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또는 가상화폐)의 등장은 오랜 세월 명목화폐를 중심으로 한 인류의 경제형태를 뒤흔들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 가능 영역은 국가 중심의 화폐제도다. 현 세계경제 질서는 모든 국가가 자체적으로 화폐를 발행하고 통제한다. 암호화폐는 이 국가 중심의 화폐체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초기에는 암호화폐가 세계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미미하겠지만, 전자거래가 발전하면 할수록 그 비중이 커질 수 있고 언젠가 미국 달러나 유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와 견줄 만큼 커지면 암호화폐의 영향력은 겉잡지 못할 것이다.

개별 국가의 통화체제가 전 세계 공통통화인 암호화폐로 바뀌면 외국통화 교환의 불편이 없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나라의 환율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지난 금융위기 때 경험했듯 경제 여건이 어려운 국가의 화폐가 아예 종잇조각이 되거나 폭락했을 때 재산을 잃는 위험도 없다.



전자 거래가 바탕이기 때문에 현금을 갖고 다니는 불편이나 위험도, 송금에 따르는 시차나 비용도 없다. 또 모든 기록이 블록체인이라는 현재의 인터넷 서버보다 훨씬 안전하고 정확한 기술에 보전되기 때문에 소유의 불안도 급격히 줄어든다.

더 나아가 좀 더 큰 그림으로 보면 현재 여러 국가들이 자국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무역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는 환율조작의 시비도 생길 수 없다. 순수한 생산성에 따른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진정한 혁신의 시장이 될 것이다.

이와 유사한 수단은 금이다. 거의 모든 국가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데 반해 어느 국가도 고유 통제권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금과 암호화폐는 비슷하다.

그런데 금은 암호화폐에 비해 운송이 현저히 어렵다. 실물이어서 이동 시 분실과 강도의 위험이 있고, 거래증서로 대체한 경우에는 금을 관리하고 있는 회사를 믿을 수 없다는 불안이 있다.

암호화폐는 공인기관이 없어 믿을 수 없다는 비판은 너무 오랜 세월 금에 대한 인식과 국가의 기능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도 국가의 화폐도 사회가 서로 그 가치를 신뢰하기 때문에 성립한다. 따라서 암호화폐도 채굴의 희소성과 거래의 확실성을 보장받는다면 금이나 국가의 화폐의 위상을 갖게 된다.

이상을 종합하면 암호화폐는 현 경제체제의 금이나 국가의 화폐와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있고, 더 나아가 교환과 보관의 편리성과 안전성이 월등히 높아 더 실용적인 국제통화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막대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과, 현재 비트코인의 가치가 얼마냐 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아직 초기여서 현재 전 세계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데 이렇게 보면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다고 평가된다. 반면에 비트코인이 앞으로 상거래를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잠식한다고 보면 현재의 가격도 낮을 수 있다.

이 말은 비트코인의 원천적 기능의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현재의 가치가 얼마가 적정한가는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말이다. 거기에 이들 거래를 중개하는 기관의 신뢰성도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변동성이 매우 높고 이러한 투자를 고위험 고수익 투자라 부른다.

90년대 말 닷컴 거품의 열풍은 인터넷 시대에 대한 장밋빛 꿈으로 인해 초대형 거품을 만들었고, 결국 터졌다. 그러나 투자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제 4차 산업혁명까지 넘보고 있다. 비트코인 역시 그 혁명적 기능은 세상을 바꾸겠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의 열풍은 거품과 대박 사이를 왔다갔다 할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그렇지만 거대한 불확실성에 싸인 투자 대상이다.


최운화 / 유니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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