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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 파기 유언에도 무명 작곡가들이 완성

말러 교향곡- 마지막 이야기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 10번은 말러가 여름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지병인 심장병으로 숨을 거두는 날까지 완성하지 못하여 미완성 교향곡으로 남아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의 교향곡 중 가장 불협화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 이는 심장병이 악화하고 아내의 배신에 의한 정신적인 충격이라고 많은 음악학자가 추정하고 있다. 말러가 사망하였을 때 10번 교향곡의 많은 부분이 완성된 상태였으나, 연주할 수 있는 수준의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전체적인 뼈대는 이루어져 있었지만, 부분들의 나열뿐 정돈된 형태로 모든 부분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마무리되어있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직 1악장만 완성되어 온전히 말러의 의도대로 연주할 수 있는 정도였고 나머지 악장들은 보완이 필요했다.

말러는 자신의 미완성작을 파기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가까운 친구였던 발터와 아노르 같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말러의 부인 알마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하여 초고를 세간에 공개하고 연구를 장려하였으며, 주변에 여러 작곡가에게 부탁하였다. 그러나 아놀드 쉔베르크나,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벤자민 브리튼과 같은 유명 작곡가들은 모두 거절하였고, 1, 3악장을 어느 정도 완성해보려고 노력하였던 크레네크 조차도 “이 곡을 완성시킨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말러만큼 이 곡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듯했다. 알마 자신도 10번 교향곡 완성을 포기하고 내려놓았을 때 클린턴 카펜터, 조 휠러, 데릭 쿡 등 무명 작곡가들이 보완작업을 시도하였다. 알마는 이 들의 작업을 인정하지 않다가 데릭 쿡의 초판 연주를 듣고 감동하여 1963년 이 곡의 권리와 모든 자료를 데릭 쿡에게 넘겼다. 가장 많이 연주되는 버전은 데릭 쿡의 버전이지만, 여전히 많은 작곡가가 말러의 10번 미완성 교향곡의 보완작업을 활발히 하여 새로운 버전이 나오고 있다.

데릭 쿡(Deryck Cooke, 1919~1976)은 영국 출신의 음악학자로 집중적으로 말러와 브루크너 작품 연구를 하였던 인물이다. 말러 10번 데릭 쿡의 판본은 알마 말러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버전이며, 알마가 죽기 넉 달 전인 1964년 8월 14일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온전한 형태로 런던 교향악단과 골트슈미트 지휘 아래 초연되었다. 이후에도 데릭 쿡은 지속해서 수정하고 단점을 보완하여 3판까지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신중함이 가해진 제3판이 가장 많이 연주된다.

비올라의 긴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불협화음과 반음계가 연속적으로 제시되며, 점차 긴장이 고조되어 절규하고 인생의 극한 고통과 아픔을 표현한다. 극단적으로 급변하는 분위기는 인생에서 경험하는 모든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이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점차 느끼고 있었을 말러에게 죽음, 고통, 삶이 어떤 모습이었을까.



말러의 교향곡에 대해 지난 10주간 칼럼을 연재하며 말러의 삶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또 그의 삶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철학적이고 정열적이며,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시도를 하여 많은 작곡가에게 영감을 주고 존경을 받았다. 당대 대표적인 작곡가로 손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말러. 건강의 악화와 아내의 외도, 그리고 갑작스러운 이직으로 안타까운 말년을 보냈지만, 그와 그의 음악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영은/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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