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70.0°

2020.10.20(Tue)

[프리즘] 이민정책의 격전장 '다카'

[LA중앙일보] 발행 2018/01/30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1/29 17:50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다가 불법 체류자가 된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를 둘러싼 싸움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민주당 사이에 합의와 이견이 혼재하고 있다. 또 공화당과 민주당 안에서도 다른 의견이 나온다. 이런 혼란이 다카 해법을 찾는 과정인지, 다카는 그저 다른 것을 얻기 위한 카드인지도 헷갈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를 폐지하려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시민사회와 민주당의 반발이 거셌고 결정적으로 법원 판결도 불리했다. 가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를 다카만으로 다루었다면 상황이 녹록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연방정부 셧다운 문제가 튀어나왔다. 이 문제에 다카가 엮이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정부 셧다운을 막는 임시예산안에 합의해 주고 공화당은 다카 법안 투표를 약속했다. 다카가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된 것이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협상 카드가 됐다. 협상 카드는 언제든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닐 수 있다. 얻는 카드도 되고 버리는 카드도 된다.

정부 셧다운 협상에서도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카에 대한 확실한 약속도 없이 셧다운을 풀어주었다며 민주당 상원 지도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을 떠나겠다"고 발언할 정도였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카는 더 큰 그림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민정책을 발표하면서 다카를 또 다른 카드로 내밀었다. 제안은 간단하다. 다카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민주당 요구보다 크게. 현재 다카 대상자인 80만 명의 2배가 넘는 180만 명에게 합법 신분을 주고 10~12년 안에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반대급부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가족 초청 제한. 매년 5만 명에 이르는 영주권 추첨제도 폐지. 이 두 가지는 워낙 중요한 사안이어서 멕시코 국경 장비 건설에 필요한 250억 달러 트러스트 펀드는 덤처럼 느껴진다.

공화당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카 제안을 이전 정부의 사면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다카는 펠로시 원내 대표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인질이 돼가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가 내놓은 다카 사면은 일회성이지만 가족 초청 제한과 추첨제도 폐지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이민제도 자체의 성격과 미래를 바꾸는 근원적인 변화다. 기존의 이민제도를 폐기하면 그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외쳤던 메리트 제도로 채울 것이 뻔하다. 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나 학력, 성과 등이 있거나 영어 구사에 능통해야 가산점을 준다는 것은 이미 발표된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에 나온 '거지 소굴' 등의 발언을 더하면 이민정책이 다문화·다양성·호혜평등에서 백인 위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펠로시 원내 대표가 트럼프의 새 이민정책을 '미국을 다시 백인 국가로'라고 부른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카는 몸값이 높아졌다. 이제는 이민정책 자체가 반대급부가 될 만큼 커졌다. 그럴수록 다카 찬성자들의 운신의 폭은 좁아진 것처럼 보인다. 다카냐, 이민정책의 미래냐를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카를 단일 사안으로 떼어내야 다카도 살리고 이민정책의 미래도 살릴 수 있다. 그나마 성격이 다른 정부 셧다운과 연계는 차라리 낫다. 이민정책 대 이민정책의 연계는 최악의 상황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다카는 이민정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격전장이 돼버렸다. 다카 결전의 결과에 따라 이민 문호와 다양성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관련기사 프리즘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클라라 안 플래너

클라라 안 플래너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