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71.0°

2020.10.26(Mon)

[프리즘] 정부가 안 하면 기업이 한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2/06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2/05 18:49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와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세 명의 CEO가 지난달 30일 독립적인 헬스케어 기업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목표는 3개 사의 임직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높은 품질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합작기업은 이윤 추구에 집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개 사의 헬스케어 합작기업 발표는 아직은 선언적 의미에 가깝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헬스케어 실험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확인하는 동시에 '의료비 해결의 실마리가 되려나'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발표 이후 의약품 혜택 관리회사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주가가 9% 가까이, CVS와 유나이티드헬스 주가가 4% 하락한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각 분야에서 잘 나가는 3개 기업이 비영리 성격이 강한 합작회사를 만들면서까지 독자적인 헬스케어 방안을 궁리할 정도로 미국의 헬스케어 비용 상승은 심각하다. 수치가 이를 잘 보여준다. 2015년만 해도 미국의 1인당 헬스케어 지출은 9451달러로 그나마 1만 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6년엔 1만348달러를 기록하면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었다.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5만6180달러임을 고려하면 헬스케어 비용 부담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같은 해 총 헬스케어 지출은 3조30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8%에 이르렀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2배 이상이다. 버핏이 의료비를 '미국 경제의 기생충'이라고 부를 만하다.

헬스케어 비용이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에 큰 부담이며 비싼 비용이 질 좋은 서비스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런 문제점은 다른 나라의 의료체계와 비교하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공했다고 할 수도 없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힐러리 클린턴을 위원장으로 하는 헬스케어 개혁 프로젝트는 선출직이 아닌 영부인이 장관 등 임명직을 지휘한다는 비판에 좌초됐다.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제도 개혁은 우여곡절 끝에 겨우 시행됐지만 트럼프 행정부 이후 생명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제도가 무엇인지 알기도 어렵다.

수퍼기업의 독자적인 헬스케어 실험 선언은 정부나 의회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으면 기업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태도랄까. 뱅크레이트닷컴의 마크 햄릭 워싱턴DC 소장의 발언에도 이런 기류가 엿보인다. '제약회사 임원 출신인 알렉스 아자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3개 사의 파트너십에 베팅하겠다.'

물론 한계도 거론된다. 과연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 개혁이 필요한 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는 한계론이다. 이 때문에 의료 사업 진출을 위한 시험대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또 기업이 의료제도 같은 시스템 개혁을 해야 할 당사자인 것도 아니다.

다만 부정맥 체크 팔찌나 혈당치 모니터 앱, 암 조기진단 웨어러블 등 IT와 의료의 결합이 시작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3개 사의 협력은 헬스케어가 IT와 결합하면서 조기진단과 예방을 중시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2주 전 구글 트렌드 주별 이슈 검색을 보면 이민은 가주와 콜로라도, 뉴저지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알래스카와 워싱턴, 와이오밍에서는 러시아·헬스케어가 1위였다. 그 외의 대다수 주에서 검색 1위는 헬스케어였다.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관련기사 프리즘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클라라 안 플래너

클라라 안 플래너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