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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기독교] 정현 선수의 상처와 힘있는 교회

얼마 전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 선수가 로저 페더러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중도에 시합을 포기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도전 과정에 감동을 받았다.

각박하고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세상에서 약해지거나 패배하면 곧 죽음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정현 선수가 전한 감동이 마음을 움직인 듯하다.

그러나 기독교는 정현 선수보다 오히려 더 많은 부상과 상처를 갖고 있다. 바울도 자신의 몸에 예수의 상처 자국이 있다고 했다. 기독교는 초기부터 그랬다. 어찌 보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도 예수의 십자가 상처에 감동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는 그런 예수의 상처를 세상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본래 상처가 많은 곳이 교회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너무나 건강하고 힘이 넘치는 모습이다. 정현 선수의 상처는 감동을 주는데 교회 모습은 전혀 감동을 전하지 못한다. 오히려 힘있어 보이는듯한 교회는 세상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품어주지도 못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더 이상 힘있는 교회에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발을 붙이려 하지도 않는다. 교회내에서는 오히려 상처입은 사람들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인식돼버렸다.



오늘날 교회는 축복을 이야기하고 성공을 자랑하는 곳이 되었다. 그런 교회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상당한 금액을 내고 등록을 해야 하고 높은 지식 수준이 있어야 감당할 수 있는 과정들로 가득 찼다.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위치에 오르게 된다. 교회에서조차 성공해야하고 경쟁을 해야 하는 셈이다.

교회는 세상의 상처입은 사람들이 예수의 상처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곳이다. 눈물이 있고 치유가 있는 곳이다. 세상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예수의 상처를 경험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 교회는 더 이상 성공한 이야기, 세상의 축복받은 이야기보다 예수의 상처로 가득 차야 하고 예수의 상처를 드러내는 곳이어야 한다. 세상에서 아쉬울 것 없이 성공하고 출세한 사람들이 교회에서 예수의 상처를 만나 어떻게 새로운 인생을 살고 낮아졌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예수의 복음은 상처의 영광이다. 예수님은 주변 가까운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홀로 내버려졌으며 하나님과 세상에 외면당하셨고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상태로 비참하게 죽으셨다. 교회는 그런 예수의 길을 걸어야 한다.

kim0409@gmail.com


김병학 목사 / 주님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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