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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창] 미국 최고·최악의 대통령

[LA중앙일보] 발행 2018/02/23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8/02/22 18:49

# 취임 1년이 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여전히 논란이다. 먼 훗날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평가도 최악이다. 얼마 전 대통령의 날을 맞아 미 정치학회 소속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미국 역대 대통령 44명 중 꼴찌였다.

대통령 인기는 이렇게 바닥이지만 그래도 미국은 그럭저럭 굴러 가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한 사람의 지도력보다는 치밀한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런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엔 건국 후 2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남다른 리더십으로 미국을 이끌었던 위대한 대통령들의 공도 컸다.

이번 조사 결과도 그랬지만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대통령 상위권은 매번 거의 똑같이 나온다. 단골 1위는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재임 1861~1865)이다. 가장 큰 공적은 남북전쟁과 그 후유증으로 분열 위기에 처했던 미국을 지켜냈다는 점이다. 노예를 해방시킨 대통령,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의지,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등으로도 세계인의 추앙을 받는다.

2위는 초대 조지 워싱턴(1732~1799, 재임 1789~1797) 대통령이다. 독립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건국의 주춧돌을 놓았다. 또한 계속해서 권좌(?)에 머물 수 있었음에도 두 번의 임기만 채우고 스스로 물러나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민주적 권력 이양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의 위대성은 더 빛이 난다.

3위는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 재임 1933~1945)다.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업적이다. 유일하게 4번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기도 하다.

4위는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1919, 재임 1901~1909) 대통령이다. 본격적인 제국주의 팽창노선을 주도함으로써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러일전쟁 종식을 주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1906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자연보호 정책과 반독점법 실시 등에도 탁월한 공을 남겼지만 카스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묵인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달갑지 않은 대통령이다.

5위는 3대 토머스 제퍼슨(1743~1826, 재임 1801~1809)이다. 자유와 평등을 건국이념으로 내세운 미국 독립선언문의 초안을 쓴 주인공이다. 당시 프랑스 땅이었던 미시시피 강 서부 루이지애나를 사들여 미국의 영토를 크게 넓힌 것이 가장 큰 치적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은 북미 동부지역에 머물렀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이번 조사에서 우리 시대 대통령으로는 버락 오바마가 8위, 빌 클린턴이 13위로 비교적 상위권에 들었다.)

#. 시대가 영웅을 낳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앞서 언급한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위기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고 위기가 늘 위대한 인물을 낳는 것은 아니다. 무역전쟁, 테러, 인종문제, 지구 온난화 등 미국 대통령이 안고 있는 과제들로 보면 지금도 과거 어느 때 못지않은 위기의 시대다. 그렇지만 시대의 중심에 섰던 (아들)부시 대통령 혹은 트럼프 대통령은 영웅은커녕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어쩌다 리더의 자리에 앉을 수는 있다. 하지만 먼저 자기를 돌아보고 주변을 다스리는 것부터 잘 하지 않으면 그 자리는 불행의 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본인만이 아니라 따르는 국민들까지 힘이 든다는 것이다.

때를 잘 못 만났다거나, 상황이 좋지 못했다는 말은 실패자의 변명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끊이지 않는 시비 논란을 보면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동서고금의 진리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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